박주영, '박주영스러운' 골로 아스널의 시작을 알리다

[최용재기자] 박주영(26, 아스널)은 역시나 골로 말하는 사나이였다.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공격수 박주영은 골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스널에서도 박주영은 골로 말하며 뒤늦게나마 아스널에서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박주영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1~12 칼링컵' 16강전 볼턴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9월21일 칼링컵 32강 슈루즈버리(4부 리그)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후 아스널 이적 후 두 번째 출전이었다.

박주영에게는 중요한 경기였다. 정규리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비중이 조금 떨어지는 칼링컵이었지만 박주영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하는 경기였다. 그동안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 아스널에 녹아들지 못했기에 박주영은 새로운 도약이 필요했고 그 기회가 바로 칼링컵 무대였다.

박주영은 이날 전반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40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리는 등 박주영은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향해 전진했다. 그리고 1-1 동점 상황이던 후반 11분 박주영은 드디어 해냈다. 아르샤빈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박주영스러운 골이었다. 불필요한 동작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깔끔하고도 정확한 슈팅이었다. 또 침착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감각있는 슈팅이었다. 아르샤빈의 패스를 주저하지 않고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고, 박주영의 특기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때렸다. 박주영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그리고 팀 승리를 이끈 역전 결승골이었다. 박주영의 아스널 데뷔골이 아스널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주영의 아스널 데뷔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선 앞으로 정규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긴 골이었다. 인상적인 골로 아르센 벵거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아스널팬들에게도 박주영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아스널에서 박주영의 입지를 높일 수 있는 골이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골이었다.

또 박주영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골과 함께 털어버릴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박주영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더욱 자신감 있게 더욱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스널 입단 후 어려움을 겪었던 박주영. 사실상 지금부터 아스널 생활은 시작이다. 박주영은 그다운 골로 아스널의 시작을 알렸다. 이 골로 아스널에서의 주전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시작을 했으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주영스러운 골이 또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