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롯데가 악몽같았던 포스트시즌 홈 12연패를 끊어냈다. 롯데는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전준우의 선제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기록한 롯데는 문학으로 이동해 19일부터 SK와 한국시리즈 티켓 쟁탈전에 다시 돌입한다.
17일 2차전 후 사직구장에는 롯데의 승리를 축하하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가득했다. 양승호 감독은 물론, 이날 수훈선수로 뽑힌 전준우와 송승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제 (연패를 끊었으니) 홈 12연승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승리가 유난히 반가웠던 선수가 따로 있다. 전날 롯데의 역전패에 빌미를 제공한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서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쳐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고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결국 롯데는 연장 10회초 정상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6-7로 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3안타를 뽑아냈던 손아섭은 결정적인 순간에 찬스를 살리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2차전을 앞두고 손아섭은 "노리고 있던 체인지업이 들어와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안일한 플레이였다"면서 자책했다.
두 번의 실수는 없다는 각오를 다진 손아섭은 2차전을 맞으며 눈빛부터 달라 있었다. 손아섭은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고든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6회말에는 손아섭이 때린 빗맞은 공이 3루측 파울 라인에서 꺾여 들어와 행운의 안타가 됐다. 곧이어 전준우가 좌중월 투런포를 날리면서 손아섭은 홈을 밟았다. 이렇게 롯데가 승기를 잡은 뒤에야 손아섭의 표정이 밝아졌다.
경기 후 손아섭은 "(전)준우 형의 타구가 홈런이 되는 순간 내가 홈런 친 것만큼 기뻤다. 다른 타자 홈런 때 내가 베이스를 돌면서 손을 번쩍 든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웃었다.
이어 손아섭은 "오늘 승리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승리였다"고 2차전을 돌아봤다.
손아섭은 플레이오프 2경기서 9타수 5안타 타율 5할5푼6리를 기록 중이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타율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아직 만족할 수 없다. 그는 "아직 최상의 상태는 아니다.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서 1차전 아쉬움을 털어내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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