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사상 첫 FA컵 3연속 우승팀이 나올까.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가 오는 15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2011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우승팀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지난해 불완전한 전력으로도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성남은 내년 다시 한 번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총력전으로 FA컵 우승을 다짐했다.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고, 올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해 있는 수원도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정규리그에서는 최종 3위를 확보해야 내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을 수 있어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번 FA컵 우승으로 내년 아시아 무대 활약을 예약해놓겠다는 각오다.
수원은 지난 2009, 2010년 FA컵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FA컵의 최강자다. 성남에 이기면 사상 첫 FA컵 3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낸다. 2009년 성남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을 발판삼아 우승컵을 하나 더 수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양 팀의 경기력은 물이 올랐다. 수원은 '너무 수비적이다'는 상대팀들의 지적 속에서도 착실히 승리를 얻어내고 있다. 마토와 오범석의 중앙 수비에 박현범-이용래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드진이 콘크리트 벽처럼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을 비롯해 지난 3일 FC서울과 라이벌전에서 금이 간 이마로 결승골을 터뜨렸던 스테보 등 다양한 공격 자원도 대기중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스테보는 11경기에 나서 7골1도움으로 순도 높은 활약을 하고 있다.
성남도 비슷하다. 외국인 공격 트리오 에벨톤-라돈치치-에벨찡요가 신태용 감독의 밀명을 받고 우승 제조에 돌입했다. 이들은 최근 3경기에서 6골2도움을 합작하며 신 감독을 웃게 했다. 특히 피지컬이 좋은 라돈치치가 부상에서 복귀해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마토 뚫기의 선봉에 선다.
변수는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성남 김정우의 투입 여부, 그리고 응원전이다. 신태용 감독은 김정우의 선발 출전에 대해 50대50이라는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우가 부상을 딛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경우 투혼을 발휘해 올 시즌 18골을 넣은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태세다.
신태용 감독의 김정우 기용 여부에 대한 아리송한 태도에 수원 윤성효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감독은 13일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식의 축구를 하겠다"라며 상대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평소 플레이를 펼쳐 승리를 따내겠다고 했다.
응원 열기도 승부의 향방을 가를 요소다. 열성적인 수원 팬들은 가까운 거리인 성남에 대거 집결할 예정이다. 성남의 티켓 판매도 호조를 보여 1만6천석의 경기장이 가득 메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원정경기에서는 보통 천 단위 팬이 몰려다니는 수원의 상황을 고려하면 탄천종합운동장은 미니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가 될 가능성이 크다. 늘 적은 관중 속에서 뛴 성남 선수들의 분위기 적응이 필수다.
2009년의 복수를 원하는 신태용 감독과 이에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를 외치며 3연패 달성을 선언한 윤성효 감독. 누가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흥미로운 FA컵 결승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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