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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박주영·지동원에게…'실패했기에 더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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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기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박주영(26, 아스널)과 지동원(20, 선덜랜드)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 입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최고 무대인 만큼 경쟁도 최고였다. 꿈을 안고 정상의 리그에 도전했지만 아직까지 그 도전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다. 경기 감각 저하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받아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박주영은 '명문' 아스널로 입단해 화제를 모았지만 칼링컵 1경기 출전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정규리그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지동원 역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다. 두 선수 모두 언제 어떻게 잉글랜드 무대에서 비상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박주영과 지동원이 경험하고 있는 고난의 길을 이미 밟았던 선배가 있다. 바로 이동국(31, 전북 현대)이다. 이동국은 2007년 1월 잉글랜드 미들즈브러에 입단하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한국 공격수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아 이동국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하지만 이동국은 잉글랜드에서 비상하지 못했다. 2006~07시즌, 2007~08시즌 두 시즌 동안 이동국은 정규리그 23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칼링컵과 FA컵에서 1골씩을 넣기는 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동국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낸 성적은 총 29경기 출전 2골이 전부다. 결국 이동국은 2008년을 끝으로 잉글랜드를 떠나야만 했다.

이동국은 잉글랜드에서 실패했다.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영국 대중지 '더선'에서 최악의 공격수로 선정되는 등 비아냥거림도 들어야만 했다. 한국인 공격수는 잉글랜드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첫 사례가 된 선수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동국 축구 인생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였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동국과 박주영, 그리고 지동원이 한 곳에 모였다.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다. 폴란드와의 친선경기(7일)와 UAE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11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조광래 감독은 이 3명의 공격수를 모두 불러들였다.

이동국은 후배 박주영과 지동원을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동국은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경험해봤기에, 그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겪어봤기에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처럼 실패하지 않도록 그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동국은 "나도 영국에서 힘든 시기를 많이 보냈다. 그래서 박주영과 지동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고 좋은 움직임과 스타일을 가진 선수다. 지금 힘든 시간을 잘 받아들여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잉글랜드에서 실패를 하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박주영과 지동원에게 잉글랜드에서 꼭 성공하기를 바라며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잉글랜드에서 실패했기에 더 해주고 싶은 말이다. 마침 여건은 마련됐다.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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