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고졸루키' 임찬규가 1일 잠실구장에서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손색이 없는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임찬규에게 첫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했다. 팀의 미래인 임찬규의 선발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또한 9승(7세이브4패)을 기록 중인 임찬규에게 스스로 10승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신인왕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배려한 차원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력하다. 니퍼트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니퍼트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2위(2.71), 다승 공동4위(13승), 탈삼진 3위(141개)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 두산에서는 '에이스' 김선우와 함께 최강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임찬규는 담담하다. 니퍼트가 상대라는 것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 임찬규는 선발 등판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그냥 씩씩하게 던지는 것밖에 없다"며 "상대도 니퍼트고, 못 던지더라도 다음에 또 잘 던지면 된다"고 말하며 니퍼트와의 맞대결이 오히려 부담이 없다는 분위기였다.
임찬규에게 이번 선발 등판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 시즌 임찬규는 주로 중간계투로 뛰면서 때론 팀의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거의 선발로만 활약했던 임찬규다. 올 시즌 개막전을 앞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류)현진이 형과 맞붙어 이겨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얼마 전 잠실구장에서 만난 임찬규는 "100개 이상 던져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중간계투로 뛰면서는 100개 이상을 던질 일이 거의 없다.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투구수도 5월10일 한화전에서 기록한 74개다. 당시 임찬규는 3.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주키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2이닝 동안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100개 이상을 던져보고 싶다는 것은 즉 선발로 뛰어보고 싶다는 말이다. 그렇게 바라던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신인으로서 한 시즌에 선발, 중간, 마무리 등 모든 보직을 경험하게 된 임찬규다.
만약 임찬규가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된다면 시즌 10승을 채우게 된다. 고졸신인 10승투수는 지난 2006년 한화 류현진(18승), KIA 한기주(10승) 이후 5년만이다. 10승을 달성하면 삼성 배영섭과 펼치고 있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수 있다.
5위 자리를 지켜내야 할 LG로서도 임찬규의 호투가 필요하다. 9월30일 현재 LG는 6위 한화에 1경기, 7위 두산에 2경기 차 앞선 5위에 올라 있다. 1일부터 펼쳐지는 두산과의 3연전이 중요하다. 두산은 니퍼트와 김선우 등 원투펀치를 LG전에 줄줄이 투입해 5위 탈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3연전의 첫 경기에 선발등판하는 임찬규에게는 두산의 기세를 꺾어야 하는 큰 임무도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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