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승엽(오릭스)이 극적인 순간에 대형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팀이 역전승에는 실패했지만. 이승엽은 스스로 진가를 확인시켰다.
이승엽은 29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홈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 1안타가 1-4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서 쏘아올린 우중간 펜스 직격 2타점 적시 2루타.
이승엽의 지명타자 출전은 지난 7월30일 세이부전과 8월3일 소프트뱅크전에 이어 시즌 세번째이며 57일만이다.
전일(28일) 지바 롯데전서 2루타 한 개를 뽑아내며 감을 되찾은 이승엽은 기세를 이어가기위해 집중했지만, 물오른 구위로 공을 뿌린 지바 롯데 선발 우에노 히로키의 벽을 넘기 힘들었다. 하지만 우에노의 강판 후 마지막 순간에 한 방의 위용을 보여줬다.
사실 우에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이승엽은 물론 오릭스 타선 전체가 무기력했다. 8회말까지 단 2안타 빈타에 허덕일 정도였다. 이승엽 역시 2회말 헛스윙 삼진, 4회말 중견수 뜬공, 7회말 포수파울플라이로 잇달아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와중에 9회말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우에노가 8회말까지 책임지고 마운드서 내려간 가운데 오릭스는 9회초 추가 1실점해 1-4로 뒤지고 있었다.
여기서 오릭스 타선이 구원등판한 야부다 야스히코를 두들겼다. 선두타자 오비키가 우익수 방면 안타로 출루했고, 고토의 삼진 후 T-오카다와 발디리스가 볼넷과 좌전안타를 얻어낸 것. 상황은 1사 만루가 됐고, 이승엽은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야부다의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힘차게 잡아당겨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시킨 것이다. 오릭스는 단숨에 1점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드라마는 없었다. 이승엽이 1사 2, 3루의 역전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타자가 모두 불발에 그치면서 오릭스는 끝내 3-4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2할1푼3리(356타수 76안타)로 유지됐다.
한편 오릭스는 지난 23일 니혼햄전 이후 질풍처럼 내달린 5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1-3 상황에서 9회초 추가 1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지바 롯데는 9월13일 니혼햄전 이후 빠진 12경기 11연패(무승부 1회) 수렁에서 이제서야 탈출했다. 선발 우에노는 8이닝(106구) 2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지독한 연패를 끊어내는 천금의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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