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드디어 때가 왔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정조준하던 '비룡사냥'이 임박했다. 사냥터는 안방 사직이다.
롯데는 20일~22일 사직구장에서 SK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양 팀간 시즌 17~19차전으로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순위 상황상 후반기 가장 주목받는 대결이다. 'PO직행'을 위해 어느 팀도 양보할 생각이 없고, 양 팀 사령탑은 공공연하게 총력전을 선언했다.
지난주 롯데는 폭풍의 여름을 보낸 결과 힘겹게 올라섰던 2위 자리를 SK에게 내줬다. 16일 청주 한화전에서 패한 상황서 SK가 5연승을 내달려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진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후 17일과 18일 양 팀은 서로 패하고 승리하면서 동일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와중에 두 팀이 외나무다리서 만난다. 남은 경기 수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맞대결 승패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양 팀 모두 최소한 위닝시리즈를 수확하기 위해 눈빛을 번득이고 있다.
롯데는 복수전도 겸하고 있다. SK에 추격을 허용했던 허망했던 패전의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9월 들어 다소 주춤했다고는 하지만 2위를 유지하던 롯데는 SK에게 '9.9 참사'라고 불릴 정도로 치욕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9일 문학 SK전에서 8회초까지 8-1로 리드한 가운데 롯데는 막판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려 7실점하며 동점을 내줬고, 연장 득점공방 속에 끝내 9-10으로 만화같은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이날 승리를 시작으로 SK는 자신감을 되찾고 승승장구, 2위까지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9월9일부터 지난 18일까지 SK는 9경기서 무려 7승을 거둬들였다. 양승호 감독과 롯데 선수단은 수모를 씻어내기 위해 이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지난주 롯데는 양승호 감독의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양 감독은 "5할 승률을 유지한 뒤 SK를 만나 결판을 내겠다"고 장담했고, 실제로 롯데는 한 주 동안 3승 3패를 기록하면서 기세를 유지했다. 이제 복수전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 SK도 만만치않다. 18일 한화전서 화력의 폭발로 13-5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고, 17일 1군 훈련 합류한 김광현이 20일 롯데전에 맞춰 엔트리에 등록된다. 타선의 기폭제 정근우 역시 복귀해 18일 한화전에서 교체출장하는 등 SK는 투타 핵심 요원들이 돌아온 가운데 롯데를 만나게 됐다.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18일 승리 후 "화요일부터 열리는 롯데전에서 총력전 모드로 대비하겠다"고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날을 세웠다.
시즌 2위 자리를 놓고 롯데와 SK가 만난다. 20일부터 사흘간 사직구장은 불타오를 예정이다. 양승호 감독과 이만수 감독대행의 진정한 승부가 시작된다. 상대를 밟고 올라서는 팀이 정규시즌 2위가 유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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