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이 결단을 내렸다. 고 송지선 아나운서와의 스캔들로 인해 곱지않은 시선을 받으며 1군 무대를 떠나 있던 임태훈을 전격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두산 구단은 15일 밤 임태훈의 복귀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목동구장 정전 사태까지 벌어져 밤 10시30분경에서야 끝난 넥센전 후 두산 홍보팀은 "임태훈이 주말경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임태훈은 올 시즌 초반 두산의 클로저로 활약하며 4월 한 달 간 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김경문 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고 송아나운서의 자살로 인해 충격을 받았고,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한 김경문 전 감독과 구단 측은 5월24일 그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2군에도 내려보내지 않고 개인적인 휴식 및 자숙의 시간을 줬다.
이후 임태훈은 6월23일 병역특례 군복무를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 후 7월21일 퇴소했고, 이틀 뒤인 23일 2군에 합류해 지금까지 몸을 만들어왔다. 8월24일 이천 SK전(2군) 첫 등판서 2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임태훈은 지금까지 총 6경기에 등판해 10.2이닝 9피안타 7탈삼진 3볼넷 3실점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2군에서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를 찍었다.
두산은 15일 정재훈의 엔트리 말소로 생긴 불펜 공백을 임태훈으로 메울 방침이다. 아직 콜업할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17일~18일 잠실서 열리는 롯데와의 홈 2연전에 맞춰 불러올릴 계획을 세웠다. 17일 복귀하게 될 경우 임태훈은 116일만에 다시 잠실공기를 쐬게 되는 셈이다.
사실 임태훈의 복귀 결정은 두산으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사건의 잘잘못을 떠나 임태훈을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탓이다. 송아나운서의 자살 후 임태훈에 대한 팬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고,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사는 프로구단으로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그 동안 두산은 임태훈 복귀 문제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결정을 내렸다. 현실적으로 두산이 4강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아닌 만큼 성적을 위한 조치라는 지적은 피해갈 수 있고, 또 임태훈의 미래를 위해서 언젠가는 밟아야하는 아픈 과정인 만큼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 6월 중순 김경문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인해 사령탑에 오른 김광수 감독대행은 임태훈의 복귀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당시 김 대행은 "한 선수의 야구인생을 망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후반기 복귀를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임태훈은 살이 많이 빠진 상태라고 한다. 구속 역시 시즌 초와는 달리 완벽하지 못해 당시의 구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두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내년 시즌 전력대비 측면과 임태훈 개인의 야구인생을 위해 두산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임태훈 복귀 카드를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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