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시즌 두 번째 3연승에 성공하며 6위로 올라선 데는 마운드의 힘이 컸다. '에이스' 류현진이 빠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마운드를 구축하며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2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선두 삼성과의 경기에서 0-3으로 뒤지다 5-4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기록한 한화는 지난 7일 이후 17일만에 6위 자리를 되찾았다.
경기 후반 막강 삼성 불펜을 상대로 역전을 일궈낸 타선도 칭찬할 만하지만 선발 안승민이 삼성 타선을 6이닝 3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안승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민제, 윤근영, 박정진, 신주영 등 계투진이 추가 실점 없이 좋은 흐름을 만들었고, '마무리' 바티스타는 1이닝 1실점했지만 팀 승리를 끝내 지켜냈다.
최근 한화의 3연승 과정을 살펴보면 안정감 있는 마운드의 힘이 돋보인다. 연승의 시작이었던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단 한 점만을 내주며 5-1 승리를 거뒀고, 23일 삼성전에서도 3-1로 이겼다. 3연승 기간 중 한화는 2.00의 수준급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에 이어 양훈마저 허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한화의 선발 마운드에는 큰 구멍이 뚫렸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한화는 선발투수들의 호투를 바탕으로 승수를 쌓고 있는 중이다. 송창식은 21일 두산전 5.2이닝 1실점으로 7년만의 선발승을 따냈고, 23일 김혁민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7이닝 1실점하는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좌완 필승불펜 박정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박정진은 3연승 기간 매일 마운드에 오르며 2.1이닝 무실점으로 든든한 허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박정진은 올 시즌 한화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50경기에 출장하면서도 여전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선발과 중간이 안정되면서 마무리 바티스타의 세이브 기회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바티스타는 8월에만 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24일 경기에서는 블론세이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특유의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며 침착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14.1이닝을 던지며 무려 28개의 삼진을 잡아내 이닝당 2개꼴로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중 바티스타를 영입한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남은 경기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4일로 102경기를 치른 한화는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4위 롯데와는 9경기 차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3.5경기 차인 5위 LG와의 순위를 뒤집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이 아니다. 다음 시즌을 생각한다면 최근 한화의 선전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재활군에 내려가 있는 류현진은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다. 류현진이 정상 컨디션으로 내년 시즌 에이스 활약을 펼친다면 올 시즌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한 다른 투수들과 함께 튼튼한 마운드를 구성할 수 있다.
한화의 올 시즌 목표는 탈꼴찌였다. 그 목표는 이제 거의 달성했다. 최근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연승을 달리고 있다. 성장한 팀 전력이 눈에 보인다. 올 시즌보다는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