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2번 타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 그러다 찬스가 찾아오면 자기 역할은 100% 해낸다. 컨택 능력은 물론이고 발도 빠르다. 팀 배팅도 문제없다. 여기에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내야를 든든하게 지킨다. 올 시즌 KIA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 김선빈 이야기다.
이건열 KIA 타격 코치는 팀에서 가장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는 선수로 유격수 김선빈을 꼽았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김선빈은 유독 눈에 띄는 선수다. "찬스 때 잘 해주고, 팀 배팅도 걱정없다.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음 선수에게 기회도 주고. 김선빈이 이렇게 잘 해줄 줄은 몰랐다." 이 코치가 밝힌 김선빈의 장점이다.
김선빈은 올 시즌 25일 현재 221타수 68안타 37타점 타율 3할8리를 기록 중이다. 남들에 비해 월등하게 앞서는 성적은 아니지만 부상없이 꾸준하게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팀 입장에서는 가장 고마운 선수다. 이 코치는 "이범호, 이용규, 나지완 등의 선수들도 물론 훌륭하다. 그런데 코치 입장에서 수고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는 김선빈이다. 사실 체력 문제도 있어 초반 실력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기우였다"고 말했다.
김선빈의 신장은 165cm로, 국내 프로야구 최단신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손도 작고, 팔도 짧다. 다른 선수들이 들고 있을 때보다 배트가 한 뼘은 커 보인다. 유격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 발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이 코치는 "공이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다. 그걸 극복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단한 일이다"라며 김선빈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인간 승리'라는 표현을 덧붙이기도 했다.
무조건 열심히 뛰기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김선빈은 자기 관리에 능한 선수다. 타격과 수비는 물론 몸관리까지 철저하다. 이 코치는 "어린애답지 않게 똑똑하다"고 했다. "예전부터 허벅지가 안 좋았다. 무리하면 허벅지 부위가 올라오는데 그럴 때는 코치와 상의해 적절하게 조치를 취한다. 몸 관리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똑똑하다. 자기 관리에서도 프로같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선빈은 욕심도 많다. 이 코치 말에 의하면 "타율 3할대에서 떨어지면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 코치는 "방망이가 안 맞으면 훈련을 찾아서 하는 선수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기존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설명했다. "대단하다"는 칭찬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이같은 이 코치의 칭찬을 전해들은 김선빈은 "절대 아니다"며 과분한 평가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아직 멀었다.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조그만 덩치에 도루하지, 수비 잘 하지, 방망이까지 잘 친다. 타격에서는 선빈이가 팀의 활력소다." 훈련 중인 김선빈을 지켜보는 이건열 코치의 얼굴에서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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