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넥센 김시진 감독은 팀 투수진을 보면 한숨을 내쉰다. 아예 두들겨맞는 편이 속이라도 편할텐데, 사사구만 남발하고 있으니 투수 출신의 김 감독은 속에서 천불이 날 지경이다. 이런 팀 투수들에게 제시한 해답은 '자신감'이다.
시즌 개막 후 넥센은 사사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볼넷 288개, 몸에 맞는 볼 43개로 상대팀에 내준 사사구가 무려 331개나 된다. 8개 구단 중 단연 최고 기록이다. 2위인 SK가 310개로 뒤를 추격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따라올 팀이 없다. 가장 사사구가 적은 삼성이 196개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넥센 투수들의 제구력에 분명 문제가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
김시진 감독도 이 점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제구력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도 넥센 투수들의 제구력을 묻자 "우리 팀 투수들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간 감독의 속이 얼마나 타들어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제구력에 대해서 명확히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A급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해도 100개를 던지면 실투가 22개는 된다"며 "B급 투수는 60%가 실투"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강조한 이유는 넥센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서였다. 제 아무리 훌륭한 투수라고 해도 실투가 많을 수밖에 없고, 바라는 대로 공이 꽂히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 겁먹지 말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투수들은 이렇게 실투가 많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전력을 다해 투구하면 실투라고 해도 타자들이 못치는 경우가 많다. 제구력은 멘탈에 영향을 받는다. 자신감을 갖고 내 공을 던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두들겨맞더라도 자신감 있게 뿌려라!' 김시진 감독은 늘상 선수들에게 얘기하지만, '씽씽투'를 펼치는 투수가 영웅네에는 좀처럼 없다. 김 감독은 요즘 들어 씁쓸한 웃음만 자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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