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김)영권아, 나 기억 안 나? 우리 같은 학교 졸업했잖아."
일취월장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라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영표의 후계자'라는 수식어를 다는 것도 영광일텐데 A매치 첫 골까지 기록하자 주위의 관심이 그야말로 폭등이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거듭나고 있는 수비수 김영권(21, 오미야 아르디쟈)은 고향 전주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난 3일 세르비아와 A매치에서 주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가 아닌 왼쪽 풀백으로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확실히 이름을 알린 그다.
7일 열리는 가나와의 경기를 위해 고향 전주에 오니 대우가 달라져 있었다. 대표팀이 묵고 있는 한 호텔에도 김영권의 팬들이 찾아왔다. 187cm의 장신에 잘 생긴 그가 로비에 나타나면 달려들어 사인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학연을 앞세우며 동창이라고 아는 척을 하는 여성팬들도 있었다.
머쓱해진 김영권은 사인에 응하면서 옛 기억을 떠올리는 데 힘을 기울였다. 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대표팀 훈련에서는 몇몇 여성팬이 "김영권 잘생겼다"라고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김영권은 전주에서 태어나 축구 명문인 조촌초등학교-해성중학교-전주공고-전주대학교를 거쳤다. 강력한 왼발이 주특기인 그는 지난 세르비아전을 계기로 순식간에 전주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지역 출신의 스타 탄생에 지역 방송과 신문이 그를 따로 인터뷰하는 등 제대로 대우를 해줬다. 한 지역 신문 기자는 "대표팀에 전주 출신의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로도 큰 화제다. 전북도 출신의 스타가 나와야 도민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권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세르비아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막판 실점 상황에서 볼 트래핑 실수를 저지른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확실한 집중력으로 이번 가나전에서는 완벽한 90분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의 간절한 소망이다.
조광래 감독도 "수비라인은 (세르비아전처럼) 똑같은 형태로 갈 생각이다"라며 김영권을 다시 한 번 왼쪽 풀백으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향 땅에서 더 크게 주목받고 있는 김영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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