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방어적인 태도도 필요하다."
LG 이병규가 일본리그에서 활약 중인 박찬호(오릭스)에게 일본야구 경험자로서 조언을 전했다.
박찬호는 시즌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고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9일 주니치와의 교류전(인터리그)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6실점(5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보인 것이 문제였다. 곧바로 다음날 박찬호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벌써 두 번째 2군행이다. 일본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해도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통산 최다승인 124승을 달성한 박찬호의 이런 부진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박찬호는 올 시즌 총 7번 선발로 등판해 1승 5패 4.2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병규는 2006시즌 종료 후 주니치 드래곤즈와 계약을 맺고 일본에 진출해 3년 동안 일본 리그에서 활동했다. 3년간 일본 프로야구 통산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 2008년과 2009년에는 1, 2군을 오르내리며 일본 야구의 장단점과 외국인 선수가 겪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박찬호에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한 이병규는 "미국에서 했던 스타일을 일본에서도 그대로 적용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일본 선수들은 상대를 관찰하고 그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피해야 할 때 도망갈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를 더 냉정하게 평가하는 문화가 일본에 있느냐는 질문에 이병규는 "같은 외국인 선수라면 한국인에게 조금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 나를 안 쓰고 다른 외국인 선수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심하지는 않다. 그리고 요즘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며 "실력이 없다면 내려가는 게 맞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한국인이자 선배인 박찬호의 부진은 이병규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대선배에게 이런 말 하면 실례다"고 전한 이병규는 "찬호 형이 정면승부를 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면 그럴수록 일본 타자들은 찬호 형의 약점을 파악해 파고들 것이다. 수싸움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방어적인 태도도 필요하다"며 "일본 선수들은 야구를 정말 독하게 한다"고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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