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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는 한화 '유망주'들, 기틀 갖춰지는 '리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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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 서서히 유망주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있다. 이와 함께 팀내 기치로 내걸었던 리빌딩의 기틀이 갖춰지고 있는 모양새다.

28일 잠실 두산전. 선발로 나선 양훈이 완봉승을 기록했다. 생애 첫 9이닝 완봉승. 129개의 투구수도 역대 개인 최다 기록이다. 한화는 양훈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6-0 완승을 거두고 6위 두산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히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4월까지 꼴찌에서 허덕이던 한화가 5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젊은 투수들의 호투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유망주'에만 머물렀던 선수들이 그 틀을 깨고 나오고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

양훈이 완봉승을 거두기 2주 전, 또 한 명의 유망주가 팀의 핵심 전력으로 거듭났다. 입단 6년차 우완투수 김혁민이다. 김혁민은 지난 13일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다음 등판인 19일 두산전에서는 7.1이닝 무실점으로 2연승을 달렸다. 27일 두산을 상대로는 9회말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천금의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2005년 입단한 양훈(25)이 7년차, 2006년 입단한 김혁민(24)이 6년차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뛰어들어 연차에 비해 나이가 어리다. 두 선수는 입단 후부터 한화 마운드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희망이 현실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두 선수 모두 예년과는 다른 모습으로 든든히 한화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6~7년차 양훈과 김혁민의 분발은 2~3년차 어린 투수들의 성장과 맞물려 팀 마운드의 세대교체를 알리고 있다. 2년차 안승민과 3년차 장민제 역시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지키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 류현진과 함께 현재 한화의 5선발은 모두 1986년 이후 출생인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8개 구단 중 가장 젊은 선발진이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한화는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레전드급 선수들이 마운드의 주축을 이뤘다. 그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자 에이스 류현진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다른 젊은 투수들이 류현진을 받쳐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한화가 리빌딩을 부르짖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리빌딩에는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젊은 팀으로 거듭난 모습이 뚜렷이 드러난다. 특히 최근에는 팀 승리 속에 성장해나가는 리빌딩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마침 구단도 과감한 투자를 약속하며 팀의 리빌딩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올 시즌을 마치고는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성장한 젊은 마운드에 타선의 보강만 더해진다면 한화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목표는 작은 관점에서는 '탈꼴찌', 큰 관점에서는 '리빌딩'이었다. 4월까지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던 한화가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낸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두 가지 목표를 전부 이뤄나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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