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그날 이후 나는 죽은 몸이 됐습니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진실이 엄마'(연출 이모현)에서는 만인의 연인 故최진실과 동생 최진영, 두 남매를 먼저 하늘로 보내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 정옥숙(66)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모습과 아픔, 그리고 환희, 준희 두 손주들과의 삶을 담았다.
최진실과 최진영, 두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인 남매였다. CF로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최진실은 이후 연예계 최정상의 스타로 20년을 군림했다.
최진영 또한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앨범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들의 연예계 생활은 동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 언론과 대중의 집요한 관심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그리고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늘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살아도 산 게 아닌, 두번을 죽어야 했던 몸"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눈물로 하루를 견디는 최진실 어머니의 모습이 비춰졌다.
"아무리 운명이라지만 나한테 어떻게 이런 일들이 왔는지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 사람들 부끄럽고 두렵고 누가 나를 알아볼까 두려워 밖에 나올 수가 없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입히고 먹이는 것이 삶을 연명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정옥숙씨. 최진실의 큰 아들인 조환희(11)군은 "엄마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다"며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끼를 숨기지 못했다. "진실이와 진영이가 가슴에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다. 진실이와 진영이를 기른다는 마음으로 더 애틋하게 손주들을 키우고 있다"고 정옥숙씨는 말한다. 또 최진실과 조성민의 이혼 과정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정옥숙씨는 "사위가 딸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하지만 조성민이 이혼을 요구하고 진실이는 이혼만은 안된다고 버텼다. 죄도 없이 이 집에 2년, 3년을 갇혀 지내면서 밝았던 성격도 변해갔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조성민과의 이혼 과정과 폭행 사건 등 일연의 일들을 겪으며 우울증에 시달렸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고 안재환 자살 사건에 사채 루머가 퍼지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짠순이라는 별명도 있었지만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조차를 몰랐다. 사채라는 말을 누가 만들어서 우리를 이렇게 억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연예인도 사람인데, 누구에게 항의를 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채업자로 바라보겠지 하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점점 더 자신의 방에 갇혀 먹는 것, 자는 것에 어려움을 겪으며 몸무게가 44kg밖에 안 될 정도로 뼈만 남도록 말라갔다고 최진실 모친은 말했다.
결국 극단적 방법으로 딸이 세상을 등진 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고 애들도 생각이 안 났다. 오로지 같이 가야지 하는 생각만 났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작년 3월, 가수이자 연기자였던 동생 최진영 또한 똑같은 방법으로 그렇게도 그리던 누나를 따라갔다. 홀로 남겨진 두 남매의 어머니 정옥숙씨는 아직도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다며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하늘이 이렇게 나에게 천벌을 내리냐"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두 손주만을 바라보며 삶을 지탱해나가고 있는 정옥숙씨의 사연과 자식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방영된 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눈물을 멈추지 않는다', '너무 슬프다. 어머니, 힘내세요' 등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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