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비 축구를 꼭 극복하겠다."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없는 살림을 가지고도 공격 축구를 선언했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생각 때문이다.
15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10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신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플랫3, 5를 모두 박살내야 한다"라며 역습 위주의 수비 축구 타파를 선언했다.
이날 상대 수원은 골 결정력이 다소 떨어질 뿐 수비가 상당히 좋은 팀이다. 최소실점 3위(9실점)에 오를 만큼 양상민-마토-곽희주-오범석(우승제)으로 이뤄진 플랫4가 단단하다. 그래도 신 감독은 "자신감이 있다"라며 수원에 필승을 다짐했다.
뚜껑을 열자 신 감독의 생각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성남이 공세를 펼치면 수원의 적극적 방어가 맞섰다. 전반 양 팀의 슈팅수는 3-1로 성남이 앞섰다. 수원은 45분에서야 염기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 밖에서 얻은 프리킥을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전부였다.
후반, 양팀의 균형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수원은 베르손이 시작하자마자 날카로운 슈팅을 했지만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던 순간 골이 터졌다. 12분 김성환이 마토와 곽희주 두 중앙 수비수 뒷공간 사이로 파고들어 드리블을 한 뒤 슈팅 기회를 얻자 골키퍼 정성룡이 뛰어나와 막았다. 그러나 김성환의 발이 정성룡의 발에 걸렸고 유선호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사샤가 강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성남이 리드를 잡았다.
놀란 수원은 16분 최성국, 19분 박종진 등 스피드가 좋은 공격진을 투입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공격 축구가 불을 뿜었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최우수선수(MVP) 사샤가 버티는 성남 수비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수원은 마지막 카드로 37분 우즈베키스탄 특급 알렉산데르 게인리히를 내세웠다. 게인리히는 전방에서 공간을 만들며 쉼 없이 움직였다. 성과는 나타났고, 43분 게인리히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성남은 뒤늦게 마지막 카드로 남궁도를 투입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대로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성남은 눈앞까지 왔던 정규리그 2승째를 날려버렸고 수원은 4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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