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시즌 개막 후 이런저런 답답한 상황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다른 몇몇 팀 감독들에 비해 큰 어려움 없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덕이다. 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류 감독은 요즘 껄껄 웃음을 터뜨린다.
삼성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차우찬의 7이닝 무실점 역투 속에 결정적인 상황마다 얻어낸 상대 투수 폭투로 득점의 물꼬를 튼 뒤 후반 폭발한 화력으로 11-0 대승을 거뒀다.
두산 선발 김선우와 구원등판한 이혜천의 폭투가 흐름상 큰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삼성 타선 자체가 폭발했다. 장단 15안타(6볼넷)를 뽑아낸 삼성은 개막 후 처음으로 속시원한 경기를 선보이며 삼성팬들에게 시원함을 안겼다. 강명구는 프로데뷔 첫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27일 현재 삼성은 11승 9패로 승률 5할5푼을 기록하면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류중일 감독의 목표는 5월까지 5할 승률. 그리고 7월 23일 올스타전까지 +10승이다. 개막 후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은 특별한 위기 없이 목표대로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직은 타선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아쉬운 면이 없는 건 아니다. 27일 경기 전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자가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런 점에 대해서까지 '노프라블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방망이는 걱정하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애버리지를 찾는다"고 시간이 팀 화력의 아쉬움을 해결해줄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류 감독이 웃는 이유는 바로 철벽 마운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차우찬, 카도쿠라, 안지만, 윤성환, 배영수 등 선발진이 큰 탈 없이 운영되고 있고, 마운드에서 일찍 무너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삼성의 선발투수들은 팀 승패 여부를 떠나 자신의 임무를 잘 완수해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승환이 뒤에서 떡 버텨주고 있는 가운데 계투요원들도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류 감독으로서는 권혁과 정현욱 등을 무리시키지 않으면서 불펜을 운용하면 된다.
류 감독은 "현재 우리 선발진이 부상없이 잘 해내고 있다. 걱정이 안된다"며 "에러하고 위기를 맞더라도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는 기도만 하면 된다. 긴장이 안된다"고 팀 상황을 언급하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류 감독은 "결국 장기레이스를 하다보면 변수가 생기는데, 그게 바로 부상이다.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고 평화로운 시즌 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취재진이 '이르긴 하지만 SK, 두산과 함께 3강이 되는 듯하다'고 하자 호탕하게 웃으며 "우리를 그렇게 높게 보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곧바로 "현 상태로만 가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와중에 팀 타선마저 폭발 기미를 보였으니 류 감독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