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순호 전 감독의 자진 사퇴로 수석 코치에서 승격해 사령탑을 맡게 된 강원FC의 김상호 신임 감독은 15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6라운드를 앞두고 감기가 걸렸다.
평생 감기라고는 모르고 살았던 터, 그 역시 1인자의 무게감에 통과의례를 확실히 겪고 있는 셈이었다. 정규리그 무득점에 5연패로 최악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강원을 살려야 하는 중책이 그의 앞에 떨어져 있었다.
경기 전 만난 김상호 감독은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수원을 상대로 정면돌파 외에는 답이 없다. 어떻게든 해보겠다"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감독 데뷔전이었던 지난 10일 울산 현대전에서 0-0으로 첫 승점을 따내는 싶었지만 경기종료를 앞두고 이재성에게 골을 내주며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결승골 허용 과정에서 오심 논란까지 벌어져 마음은 두 배로 아팠다.
이날 수원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잡으려 했던 김 감독은 "강원도민들이 승리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기본적인 변화 없이 그대로 (최순호 감독 체제를) 이어가려고 한다"라며 '이상 축구'에 기반을 둔 공격 축구로 맞서겠다고 전했다.
뚜껑을 열자 강원은 거세게 수원에 대응했다. 한 박자 빠른 패스로 선제골을 넣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전반 43분 최성국이 시도한 프리킥이 서동현의 어깨에 맞고 흘러 마토의 오른발에 닿으며 골이 됐다. 이 과정에서 강원은 주심이 오프사이드인데 오심을 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제1부심이 깃발을 들어올렸다 내린 것도 강원이 항의를 할 만한 빌미가 됐다.
선제골을 내주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김상호 감독은 벤치 앞 기술지역을 벗어나 제1부심에게 다가서서 강하게 항의를 했다. 최진철 코치가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골은 인정됐고, 김 감독은 유선호 주심에게 다시 한 번 항의를 했다.
결국, 김 감독은 퇴장이라는 운명과 맞닥뜨렸다. 기술지역을 벗어난 과도한 항의로 경기 규칙 위반을 했다는 이유였다. 야심차게 준비한 김 감독의 수원전은 쓴맛으로 되돌아왔다. 추가로 그에게는 기본 두 경기 출전정지 징계도 따라왔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추가 징계도 가능하다.
꼴찌 탈출이 급한 강원에 감독 퇴장 징계라는 악재가 추가됐다. 이날 결국 0-2 패배를 당해 무득점 6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이래저래 괴로운 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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