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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한화 불펜, '리드 상황 지킬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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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결국 5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13일 SK와의 경기에서 6회까지는 6-4로 앞섰지만 7회말 3점을 내주며 결국 8-9로 역전패 당하고 말았다.

7회말 3점을 내주는 과정이 아쉬웠다. 6회말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박정진이 7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최정에게도 잘 맞은 유격수 직선타를 허용하자 한화 벤치는 윤규진을 구원 등판시켰다.

2사 1,2루.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이닝이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그 한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윤규진이 첫 상대 이호준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6-5 한 점 차로 추격당한 한화는 윤규진이 다시 볼넷을 내주며 만루가 되자 정재원을 긴급 투입했다.

정재원은 사이드암으로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져 올 시즌 구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도 5.2이닝 1실점의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정재원은 최동수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밀어내기 실점, 6-6 동점을 허용했다. 급격히 흔들린 정재원은 대타 안치용을 상대로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또 다시 밀어내기로 점수를 내줬다.

역전이 되자 그제서야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뿌린 정재원은 정근우를 1구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가운데로 몰린 공을 정근우가 놓치지 않고 잘 받아쳤지만 공은 많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펜스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그만큼 정재원의 공에는 힘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이 펼쳐질 것을 한대화 감독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한대화 감독은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아 정재원의 구위가 좋아졌다는 기자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주자가 없거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잘 던진다. 문제는 아직 리드 상황을 지켜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많이 올라가봐야 리드를 지킬 힘도 생긴다. 경험이 해결해줄 것이다."

투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심리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마운드에서 배짱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공을 가졌더라도 타자를 이길 수 없다. 한대화 감독이 지적한 것이 바로 그런 점이다. 한화 젊은 투수들은 구위는 좋아졌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리빌딩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한대화 감독은 이날 경기서 어쩌면 정재원이 역전을 허용할 것을 감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기상황에서 정재원을 마운드에 올렸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리빌딩의 과정으로 이해해줄 만하다. 만약 정재원이 위기를 잘 극복했다면 더 없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소중한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한대화 감독은 패배 후 "선수들 모두 열심히 잘 해줬다"고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올 시즌에도 최하위로 주저앉으며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아픈 경험을 어루만지며 미래의 희망으로 커나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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