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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이스]LG 봉중근, '치욕의 8년 역사'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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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에 봉중근이 없다면? LG 팬들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말할 것이 뻔하다. 현재 LG에서 봉중근만큼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에이스' 봉중근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겁다.

봉중근은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LG에 입단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봉중근은 2007년 6승 7패 5.32의 평균자책점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 든든한 '에이스'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박명환이 2007년 10승 6패 평균자책점 3.19의 성적을 끝으로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LG 마운드에서는 봉중근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봉중근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 명실상부 LG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봉중근은 최근 3년 동안 2.66-3.29-3.58 이라는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승수는 11승-11승-10승에 그쳤다. 3년간 소화한 매 시즌 평균 이닝이 179이닝이었을 정도로 '이닝이터'의 면모도 과시했지만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았다. '봉크라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유독 승리와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것은 차치하고라도 홀로 LG 선발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봉중근에게는 큰 부담이다. 2008년 옥스프링이 10승을 도왔지만 2009년에는 심수창이 6승, 2010년에는 김광삼이 7승을 거둔 것이 봉중근 외 팀 선발투수들의 최고 승수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봉중근 외 확실한 선발투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 2명을 포함, 선발 후보감이 많아졌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모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봉중근이라도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가능성을 펼치는 선수들과 함께 9년만의 가을잔치 참가를 노려볼 수 있다.

사실 봉중근은 최근 3년 동안 혹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대표 출전으로 비시즌에도 쉴 틈이 없었다.

혹사당한 봉중근의 어깨는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어깨 통증이 나타난 것. 다행히 재활을 잘 마쳐 지금은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상태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봉중근의 올 시즌 목표는 두 가지다.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라는 개인적인 목표와 함께 팀을 '9년만의 가을잔치'로 이끄는 것이다.

흔히 에이스에게는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는 끊는 역할을 기대한다. 2011년 'LG의 에이스'에게는 8년 동안 이어진 '가을잔치 탈락'이라는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까지 함께 주어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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