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새롭게 영입한 용병 투수 더스틴 니퍼트(30)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직까지 남은 한 명의 용병을 확정하지 못한 두산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니퍼트의 영입 성공이다.
니퍼트는 한국에 진출한 용병 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가진 투수로 영입 소식 후 팬들 사이에서 '대물'로 일컬어지고 있다. 최고의 커리어란 니퍼트가 지난해까지 현역 메이저리거였다는 점에서 붙일 수 있는 수식어.
신장 203㎝, 체중 103kg의 장신 우완인 니퍼트는 지난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출전 및 월드시리즈 엔트리 포함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지난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15라운드(전체 459번)로 지명받아 입단한 니퍼트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 2009년 20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10시즌에는 38경기(선발 2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4.29의 성적으로 활약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바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성적의 '존재'다. 정상급 수준은 아니지만 이는 곧 현역 메이저리거나 다름없는 니퍼트가 한국 무대에서 뛰게 됨으로써 한국야구의 현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해외리그를 타진하는 외국인선수로서 한국행을 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에게 한국리그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꿈과 일본리그 사이에 끼인 애매한 시장이다. 때문에 그 동안 한국 구단이 영입한 선수들은 전성기가 지났거나 메이저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거나 잠시 스쳐간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숨을 고르거나, 최소 일본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사실 기량을 갖춘 메이저리그급 선수들에게는 한국은 메리트가 없다.
와중에 몇 달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의 두산 입성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니퍼트의 한국무대 성적은 곧 한국타자들의 수준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볼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물론 제구력 난조를 이유로 텍사스서 방출당하긴 했지만, 현재까지 빅리그 엔트리에 들어있다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온 선수는 없었다. 또 수비가 튼튼한 두산인 만큼 본인의 피칭이 아닌 외부적인 요소로 인해 무너지는 경우도 적을 것으로 예상돼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두산은 니퍼트 영입 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으로 떠난 켈빈 히메네스의 공백을 너끈히 메울 수 있다는 뿌듯함마저 감돌았다.
과연 니퍼트는 2011시즌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매서워졌다는 한국타자들의 방망이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리그를 평정한 이대호(롯데)의 대 니퍼트 성적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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