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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롯데신인 이경우, '눈물은 안녕~, 프로서 훨훨 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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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시즌 85.1%의 높은 승률(23승 4패)을 기록하며 대학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던 성균관대는 4번의 결승진출을 이뤄냈지만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종료했다.

사령탑 이연수 감독이 느끼는 아쉬움은 어느 시점에 다다르자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다. 선수들도 불운과 징크스에 대한 안타까움이 극에 이르자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무감각을 호소할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이경우(우완)은 혹독한 지옥을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경험했다. 4번의 우승 실패 중 무려 3번의 결과가 자신의 손끝에서 나왔기에 그 회한은 두고두고 사무쳤다.

"처음엔 프로 진출에 대한 조급함이, 마지막엔 우승이 제 자신을 조여왔죠. 결정적인 순간마다 컨트롤이 잡히질 않았어요."

이경우는 춘계리그 원광대와의 결승에선 폭투 두 개로 동점상황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하계리그 결승에서는 경희대를 상대로 4.2이닝을 던져 피안타 3개, 1실점으로 기록상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동점타와 역전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 돼 4-5 한 점차 패배를 당했다.

드래프트에서 롯데행(3라운드 지명, 전체 21번)이 정해진 뒤에 열린 선수권대회에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경성대와 결승전에서 성균관대는 초반부터 쫓기는 형국이었고, 결국 이경우는 이희성의 뒤를 이어 나와 피안타 6개로 4실점하는 부진한 내용을 보이며 시즌 4번째 준우승의 현장을 쓰린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마지막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었죠. 그런데 뭔가 또 안될 거라는 느낌이 왔어요. 바로 전 대회 우승했던 경성대의 파이팅에 밀리는 거 같기도 했고…"

경동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진학할 당시 이경우는 183cm, 85kg의 건장한 편에 속했지만 입학 이후 체중이 줄면서 80kg을 넘지 않는 왜소한(?) 투수로 변했다. 물론 기본 훈련인 러닝에 집중하면서 살이 찌지 않았던 것도 한 이유였지만 체중이 줄어든 건 그만큼 성균관대의 혹독한 훈련량과 특유의 팀 분위기도 한 몫 거들었다. 재능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갖는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고, 이런 것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경우는 77kg까지 체중이 줄면서 구속도 고교시절에서 머문 정체된 투수라는 평도 들어야 했다. 최고구속이 143km라고 하지만 평상시 130km대 중후반을 겨우 넘기면서 체력적 한계를 자주 드러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선발로 뛰고 싶어했지만 팀이 늘 그에게 원하는 건 마무리 역할이었다. 그는 2년 연속 세이브 부문을 평정했다. 2009년엔 45.1이닝을 던져 2승 9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같은 3학년 우완 중에서는 넘버1을 차지했다. 2010년엔 2승1패 8세이브에 평균자책점이 3.02로 다소 높아졌다. 이것은 팀 내 동기 정태승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이경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등판횟수가 늘면서 나타난 집중력 결여도 한 원인이었다.

"프로 지명을 받았다는 거 자체가 행운이죠. 제 스스로 무덤을 어디 한두 번 팠나요? 그래도 좋게 봐주셨다는 점에 감사드리죠. 롯데에 합류한지 세 달이 좀 넘은 거 같은데 몸무게가 10kg이나 늘었어요. 진짜 희한하죠. 4년 넘게 그렇게 찌려고 노력해도 안되었던 게 말이죠. 운동을 열심히 안한 것도 아닌데 마음의 여유가 생겨 그런 거 같아요. 쉴 때 편히 쉴 수 있어 그런 거 같아요.(웃음)"

지난해 대회 직후 낙심하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에 젖어있던 그가 확 달라졌다. 까칠한 성격일 것 같은 이미지가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은 이미지로 변신했고, 턱선이 사라진 것이 단점이지만 자주 웃고 농담도 맞받아치는 센스도 생겼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1번으로 지명받은 이경우는 대졸 투수 중에서는 윤지웅(넥센. 좌완)-김명성(롯데. 우완)에 이어 세 번째이고, 야수를 포함한 대졸 전체로는 나성용(한화. 포수), 고종욱(넥센. 외야수)까지 포함해 5번째 순번이다.

이경우는 고진감래(苦盡甘來: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경험한 특별했던 지난해를 되돌아보았다.

"저보다 더 맘고생한 선수가 과연 또 있을까요? 그래도 다행히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 기뻐요. 만약 제 지난 4년의 시간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더라면…"

이야기 중간 이경우의 눈가에 눈물 비슷한 것이 고여있는 듯 했지만 그는 끝내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겼다. 아닌 것 같다고 해줬다.

이경우는 현재 롯데의 사이판 전지훈련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체중이 늘면 그만큼 볼 스피드가 붙고 구위도 묵직해진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학 4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운영 능력을 앞세워 빠른 볼을 장착, 프로 데뷔연도인 올 시즌 당장 1군 중간계투조의 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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