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안컵' 4강에 오른 일본 축구대표팀에는 리 다다나리, 한국 이름으로는 이충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이라는 재일교포가 있다. 조총련계 재일동포(在日, 자이니치)로 정체성은 한국, 북한, 일본 모두에 걸쳐 있다.
이충성은 2004년 한국의 19세 이하(U-19) 대표팀에 소집됐던 경력이 있다. 박주영(AS모나코), 오장은(울산 현대) 등이 그의 친구들이다. 그러나 조국은 그에게 '일본피가 섞였다', '반쪽발이'라고 냉대했다.
결국, 이충성은 2007년 일본으로 귀화해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으로 활약한 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평생소원이던 국가대표를,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이루게 된 것이다.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1차전에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이충성은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3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갈리는 8강 토너먼트부터는 더더욱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21일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몸만 실컷 풀었던 이충성은 끝내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벤치에서 일본의 4강 진출을 지켜봤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충성에게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일본 스태프가 밀착해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충성은 더듬더듬 한국어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어렵게 했지만 핵심은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과 만나게 되면 출전해 꼭 골을 넣고 싶다던 이충성은 "한국-이란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이 올라오면) 4강전에 꼭 나서고 싶다"라고 말했다.
결선 토너먼트에서 한국과 만날 수 있는 대진이 짜여 마음이 아프다는 이충성은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안타깝다. 축구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라며 몇 분의 출전 기회라도 온다면 온 힘을 불사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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