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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막내 손흥민의 삼촌은 오직 한 명, '차·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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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원 삼촌, 볼 여기!"

2011 아시안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19, 함부르크SV). 아직 스무살도 안된 어린 나이이다 보니 축구대표팀 최선참 이영표(34, 알 힐랄)와는 띠동갑도 넘어선 삼촌-조카벌이다.

그러나 훈련에서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 손흥민의 거센 도전에 이영표는 몸싸움에서 꽈당하고 밀려 넘어지는 등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며 대표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와크라 연습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도 손흥민은 미소년 특유의 미소를 흘리며 동료 선배들을 유혹(?)했다. 찡그림 없이 해맑은 표정을 짓는 손흥민 때문인지 고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대표팀에는 화색이 돌았다.

손흥민은 대표팀 막내답게 작지만 활기차게 소리를 지르며 훈련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동료의 머리에 볼을 정확히 던져 헤딩력을 높이는 훈련 때는 "(윤빛)가람아!. (구)자철아!"라고 선배에게 반말 지시를 서슴지 않았다.

스피드있게 진행되는 축구에서는 실전이나 훈련이나 선, 후배 상관없이 이름만 부르는 것이 관례로 여겨진다. 손흥민도 빠른 커뮤니케이션에 젖어들기 위해 줄임말로 동료를 부르는 것에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러나 예외도 있는 모양이다. 열한 살 차이가 나는 황재원(30, 수원 삼성)에게는 급한 와중에도 "재원 삼촌"이라고 깍듯하게 불렀다. '삼촌' 소리를 들은 황재원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손흥민을 바라봤다.

그러나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손흥민은 자신이 다급한 상황에서 황재원에게 '삼촌'이라고 부른 것을 알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는 "제가 대표팀에서 삼촌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차두리 형밖에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프랑크푸르크, 마인츠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차두리는 손흥민의 독일 분데스리가 대선배다. 차두리는 아시안컵 시작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훈련에서 교민들의 사인 요구에 시달리던 손흥민을 보며 "손흥민 사인 미리 코팅해 놓으시라. 2년 뒤에는 보물이 될 것이다"라고 극찬을 늘어놓은 바 있다. 후배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었다.

대표팀 어느 누구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손흥민은 차두리의 칭찬을 먹으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손흥민은 "가끔 두리 삼촌과는 독일어로 농담도 주고받는다"라며 남다른 정을 과시했다. 삼촌 '차미네이터'의 끝없는 애정으로 조카 손흥민은 조금씩 어른이 돼가고 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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