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는 확실히 달랐다. 역전, 동점쇼를 보여주며 문학구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물론, 승부는 결정났지만.
SK는 3일 문학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서 7-7 동점 상황이던 8회말 2사 1, 2루서 대타 윤상균의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천금의 결승점을 뽑아 8-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위 SK(52승 22패)는 지난달 24일 문학 LG전 이후 6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추격자' 2위 두산(44승 31패 1무)과의 승차를 9게임으로 늘린 것은 연승보다 값진 수확.
반면 두산은 지난달 25일 잠실 KIA전부터 이어온 연승행진을 '6게임'에서 마감했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 두산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욱이 우월 솔로포(비거리 110m)를 쏘아올려 기선 제압에 나섰다. 개인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
2회초에도 두산은 1사 3루서 양의지의 유격수 땅볼 때 나주환의 송구 실책(야수선택) 덕에 3루주자 이성열이 홈을 밟아 2-0으로 앞섰다.
하지만 안방에서 SK의 뒷심이 작렬했다. 4회말 1사 1, 3루서 최정의 스퀴즈 번트 때 3루주자 조동화의 홈인으로 득점의 물꼬를 튼 SK는 곧바로 김강민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SK는 5회말 4번타자 박정권이 2사 만루서 좌익선상 안쪽에 톡 떨어지는 텍사스성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려 5-2로 역전했고, 7회말에도 김강민의 중전 2타점 적시타로 7-2로 크게 앞섰다.
'맞수' 두산도 허무하게 무너지기를 거부했다. 두산은 8회초 무사 2, 3루서 손시헌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 최준석의 홈 쇄도로 추격점을 올린 뒤 이원석의 중전 1타점 적시타와 고영민의 좌월스리런포(비거리 110m)로 대거 5득점하며 단숨에 7-7 동점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투수가 세이브 1위 이승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 공격력의 진수를 보여준 대목.
야구의 묘미를 알려준 양 팀의 승부는 돌아온 8회말 SK의 재반격으로 판가름났다. SK는 2사 1, 2루서 대타로 나선 윤상균이 고창성을 상대로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양 팀 선발 김광현과 김선우는 둘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불완전연소했다.
SK 선발 김광현은 줄줄이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최종성적은 5.2이닝 5피안타(1홈런) 5볼넷 4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놓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후반 이승호의 '방화'로 소득없는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SK는 두 번째 투수 정우람(1.1이닝 1실점)의 강판 후 8회초 무사 1루서 나선 이승호(1이닝 4실점)가 줄줄이 두들겨맞고 동점까지 허용했지만, 8회말 재역전 후 송은범의 마무리 활약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선발요원 송은범(1이닝)은 9회초 정대현(0이닝 1피안타)이 선두타자 대타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무사 1루서 구원 투입됐다. 송은범은 이성열을 병살타로 유도해 동점 위기를 넘기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몰렸지만, 화력의 막판 분전으로 패전은 면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학(1.1이닝), 정대현(0.1이닝 2실점), 조규수(0.1이닝), 고창성(1이닝 1실점)은 화력을 지원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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