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공격력 아르헨티나, 역시나 '명불허전'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이영표, 이정수, 조용형, 오범석 포백라인과 협력수비로 세계 최고의 공격진용을 막아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17일 저녁(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서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의 막강한 공격력을 막지 못하고 1-4로 완패했다.

한국은 전반 17분 박주영의 자책골, 전반 33분, 후반 31분과 35분 이과인의 헤트트릭으로 총 4골을 내줬다. 물론 첫 골은 불운이라고 봐야 하지만 그것도 따지고 보면 메시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만든 부산물이었다. 또한 이과인의 3골은 아르헨티나 공격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날 한국 수비는 전반 아르헨티나의 개인기에 의한 돌파에 진땀을 흘렸다. 아르헨티나는 지공을 펼치다 메시와 테베스에게 연결해 개인 기량으로 중앙이나 측면을 돌파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하지만 출중한 개인기를 갖춘 이들은 한국의 협력수비로도 막기가 버거웠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한국 수비수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여러 명이 달라붙어 막아서면 밖으로 공을 돌리면서 2차 공격을 노렸다.

이들의 기량에 놀란 한국선수들은 전반 초반 무리한 수비로 파울을 범했고, 결국 전반에 내준 2골 모두 프리킥에서 나오는 화를 불렀다. 그야말로 메시와 테베스, 여기에 이과인까지 합쳐진 아르헨티나의 개인기에 한국은 무너졌다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후반 들어 마라도나 감독은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느라 체력이 떨어진 테베스를 빼고 아궤로를 투입했다.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메시는 여전히 총알같은 스피드와 현란한 볼터치 감각으로 한국진영을 흔드는 가운데, 이번에는 새로 투입된 아궤로가 테베스를 넘어서는 활약으로 한국 수비수들을 더욱 괴롭혔다.

실제로 후반 나온 추가골 모두가 아궤로의 발끝이 도움을 줬다. 후반 31분 메시는 아궤로와 2대1 패스를 시도하며 왼쪽 골문 앞까지 공을 몰고왔고,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정성룡은 이를 튕겨냈지만 다시 공은 메시 앞으로 떨어졌고 메시는 2차 슈팅까지 시도했다. 이 볼은 골포스트를 맞고 이과인 앞으로 굴러왔고, 그는 가볍게 아르헨티나의 세번째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 골 역시 2대1 패스로 페널티라인 안으로 공을 몰고온 아궤로가 살짝 크로스를 올렸고, 이과인은 원바운드 헤딩슛으로 대승을 확인하는 골을 집어넣었다.

메시-테베스-이과인으로 이어지는 공격과 아궤로까지 더해진 세계 최강의 창끝에 한국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에 비해 수비진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실제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이러한 아쉬움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