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최용재 in(人) 남아공]본 대로 느낀 대로 ⑥ '우상' 마라도나를 만나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010년 6월9일, 6일차

프리토리아 대학교로 향하는 길. 기자는 설렜다. 꼭 기억 속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느낌이다.

프리토리아 대학교에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오늘은 그곳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 15분간 훈련 공개를 하고 공식인터뷰를 실시하는 날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B조에 한국과 함께 속해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금 상황에서는 한국의 적이다. 월드컵 현지 취재를 온 한국 축구기자로서 '적'인 아르헨티나의 훈련모습을 관찰하고 전력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당연히 기자가 프리토리아 대학교로 향한 첫 번째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식적인 이유가 아닌, 또 하나의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우상'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축구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강호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하고 기자가 우상으로 생각하는 인물도 있다.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아니다. 기자의 우상은 '디에고 마라도나'다.

마라도나... 그 어떤 부연 설명도 필요 없다. 세계 축구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중 하나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대부분 알고 있는 슈퍼스타다. 마라도나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오래 전 일이다. 마라도나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것이. 기자를 축구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던 운명적인 사람이 바로 마라도나다. 수비수 대여섯 명을 제치며 폭풍처럼 질주하던 마라도나의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저런 것이 축구구나. 마라도나와 함께 축구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사실 기자가 마라도나 경기를 실제로 본 적은 없다. 마라도나에 흠뻑 빠졌을 때는 이미 그가 현역 은퇴한 후였다. 그래도 마라도나가 남긴 족적을 따라가보는 것은 즐겁고 행복했다. 그의 플레이가 담긴 동영상을 지켜보면서 어느새 가슴 속에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됐다.

세계 축구사에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쟁. 펠레와 마라도나, 누가 역대 최고의 선수인가? 개인적 편견이 있는 기자는 이런 논쟁이 일어날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 외친다. "마라도나!"라고.

가슴 떨리는 우상을 드디어 만날 기회가 온 것이다.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 감독이 돼 남아공에 온 것이 기자에겐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우상을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레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상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우상이 아니다. 마라도나를 만나러 가는 길은 험난했다.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프리토리아대학 정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취재진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약 250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다.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마라도나 감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경비도 삼엄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정문은 5시에 열어준단다. 쪼그려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5시가 조금 지나자 드디어 정문이 열렸다. 쏜살같이 달려갔다. 프리토리아 대학 교정이 너무 넓어 기자는 숨을 헐떡이며 뛰어가야 했다. 드디어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훈련하는 훈련장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또 멈춰서야만 했다. 15분간의 훈련 공개가 시작할 때가 아닌 끝날 때 15분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이 마무리될 무렵까지 또 기다려야만 했다. 뜨겁던 태양은 저물어갔고, 수많은 취재진은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었다. 5시45분. 드디어 훈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상을 곧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요동쳤다. 저 멀리 '그 분'의 모습이 보였다. 작은 키에 곱슬머리,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기자의 우상이었다. 마라도나였다.

마라도나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프리킥을 차고 있었다. 왼발로 감아 차는 예리함이 선수들 못지않았다. 골대 구석으로 정확히 박히는 슈팅도 몇 번 나왔다. 수백 명 기자단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날카로웠다. 역시 영원한 축구 천재인가 보다.

15분이 금방 지났다. 마라도나 감독이 훈련장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또 뛰었다. 공식 인터뷰 장소로 빨리 뛰어가 맨 앞자리를 잡았다. 우상을 코앞에 두고 하는 기자회견을 상상하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라도나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 등장하지 않았다.

우상과의 만남. 15분이었다.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만남 자체가 기뻤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련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추억을 즐겼으니 이제 다시 본분으로 돌아올 때. 선수 마라도나는 우상이지만 감독 마라도나는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해야 할 적팀의 수장일 뿐이다. 마라도나 감독 전술의 약점이 뭐였더라...

<⑦편에 계속..>.

조이뉴스24 /프리토리아(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최용재 in(人) 남아공]본 대로 느낀 대로 ⑥ '우상' 마라도나를 만나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