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호의 '막내' 이승렬(21, FC서울). 그는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승렬은 지난 2월 동아시아연맹 선수권대회 홍콩전에서 1골을 넣었고, 일본전에선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허정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멋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날아올랐고, 벨라루스전과 스페인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 막내로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이승렬이다. 그가 성장할수록 대표팀 역시 성장하고 있다. 이승렬은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선발된 것이다. 그래서 이승렬이 부여받은 임무는 '조커'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할 때 이승렬은 교체 투입돼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는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승렬이 '조커'를 넘어서 대표팀 내 최고의 공격 옵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대표팀 공격진의 분위기는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이동국은 허벅지 부상으로 언제 경기에 나설지 모르고, 박주영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다. 안정환과 염기훈 역시 몸이 무거워 보인다.
유독 이승렬만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벨라루스와 스페인전에서 공격수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있을 때 교체 투입된 이승렬은 날개를 단 듯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고, 두려움이 없다. 따라서 지금 상태에서 이승렬이 대표팀 공격수 중 가장 위력적인 옵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6일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단연 이승렬은 돋보였다. 6대6으로 미니게임이 펼쳐졌다. 3팀으로 나눠 4분씩 경기하고 한 팀이 빠지면 쉬고 있던 다른 한 팀이 들어가 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이승렬은 차두리, 강민수, 김형일, 김보경, 김동진과 한 팀을 이뤄 팀 공격을 이끌었다.
미니게임에서 가장 먼저 골을 터뜨린 선수가 이승렬이었다. 차두리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대 구석으로 찔러 넣었다. 또 이승렬은 차두리의 패스를 받아 이번에는 왼발로 슈팅해 골을 성공시켰다. 연습게임에서 2골. 팀 내 다른 공격수들을 압도했다. 2골이 말해주기도 하지만 이승렬의 몸놀림은 공격수들 중 가장 가벼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스전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동국은 출전할 수 있을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고, 박주영과 안정환, 그리고 염기훈이 컨디션을 완벽히 끌어올릴지 미지수다. 이런 현실에서 이승렬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밖에 없다.
최고의 상승세와 넘치는 자신감, 그리고 가벼운 몸놀림까지. 이제는 여유까지 생긴 대표팀 막내 이승렬이다. 최고 상태의 선수가 경기에 나서는 것이 진리다. 막내라고 해서, 어리다고 해서, 경험이 없다고 해서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2002년 당시 막내급이었던 박지성도 해냈다. 이승렬 역시 그런 가능성과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이승렬의 선발 출전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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