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효자'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바로 두산의 '토종에이스' 김선우(33) 얘기다.
김선우는 3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화력의 초반 폭발과 김선우의 7이닝 소화로 두산은 이날 성영훈(2이닝)만 구원 투입하고 간단하게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특히 계투진 절약(?)으로 두산은 주중 3연전서 최강팀 SK에 2승 1패를 거둔 상승세 한화(대전)와의 주말 3연전을 한층 편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김경문 감독의 말대로 선발이 7이닝을 소화해주자 투수진의 숨통이 단번에 트인 셈이다.
이날 김선우는 올 시즌 들어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구속 148km 직구와 함께 투심, 싱커, 컷패스트볼까지 섞어가면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넥센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7이닝 무실점 소화는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4월 29일 한화전 7이닝 1실점)
김선우의 2010 시즌은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만성적인 무릎통증과 손목 부상 등 잔부상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현 두산 선발진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모두 지켜 출장한 투수다. 붕괴된 선발진 속에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그야말로 '에이스'인 것이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은 초토화 상태다. 현재 김선우, 임태훈, 왈론드, 히메네스 4명으로 어찌어찌 꾸려가고 있지만 그 면면은 너덜너덜하다. 의욕적으로 영입한 좌완 이현승은 부진 속에 1군 등록말소됐고, 잘 해주던 히메네스도 왼허벅지 부상 후 근 2주만에 지난 2일에서야 복귀했다 왈론드는 퇴출 직전에서 기사회생했고, 불펜에서 긴급 보직 변경한 임태훈도 선발 적응에 힘겨움을 느끼고 있다.
와중에 두 번 던지고 팔꿈치 통증으로 감감무소식인 이재우가 있었고, 홍상삼, 장민익, 조승수, 박정배 등 속칭 '땜빵 선발'은 모조리 실패로 돌아갔다. 김경문 감독은 5선발은 포기하고 아예 4선발제로 팀을 운영해나갈 생각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려운 선발진 운용 속에 김선우는 가뭄 속 단비같은 존재다. 앞선 등판인 지난달 28일 삼성전에도 김선우는 6.2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두산이 9경기 연속 선발 무승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호투는 더욱 의미가 컸다.
현재 김선우는 12경기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중이다. 종종 초반 대량실점을 해 3패의 멍에를 썼지만, 전반적으로 그는 지난해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두산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단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것 역시 사령탑에게는 믿음을 주는 대목이다.
투수진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과 함께 김선우는 마운드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다해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전 "(김)선우가 잘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던 바대로 그는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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