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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 연쇄추락 두산... 이현승의 무거워진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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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잠실 두산-LG전. 두산에선 이현승이 시즌 9번째로 선발출격한다. 그런데 이번 등판은 그 어느 때보다 책임이 무겁다. 믿었던 계투진들이 줄줄이 무너진 두산의 마운드 상황을 감안하면, 이현승은 선발의 기본임무인 5이닝 소화를 넘어 최대한 길게 마운드를 지켜내야 한다.

두산은 현재 3연패 중이다. 그런데 그 과정이 심상치 않았다. 묘하게 경기가 꼬이면서 투수운용이 엉망이 됐다.

지난 16일 문학 SK전. 두산은 회심의 '히메네스 구원등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 무너졌다. 4-2로 앞서던 7회말 2사 1루 상황서 김선우의 바통을 이어받은 깜짝 카드 히메네스는 김재현에게 스리런포를 두들겨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이로 인해 두산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8일 경기가 우천취소된 후 19일 잠실 한화전은 악몽이었다. 선발로 나선 히메네스가 왼허벅지 부상을 입고 갑작스럽게 물러난 뒤 등록된 불펜투수 7명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두산은 연장 11회초 송광민과 정희상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또 역전패했다. 특히 이날 리드 상황을 지키기 위해 김경문 감독은 고창성, 정재훈, 이용찬 등 필승조를 풀가동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정재훈도 실점했고, 이용찬도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0일 잠실 한화전도 아쉬웠다. 경기 중반 일단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고창성이 두들겨맞았다. 선발 임태훈이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화력의 힘으로 커버한 두산은 믿었던 고창성이 최진행에게 홈런을 얻어맞는 등 부진하며 승기를 내줬다. 임태훈을 내린 후 홍상삼, 고창성, 조승수, 성영훈, 장민익, 김승회까지 필승카드 외 나머지 불펜 투수를 모두 기용했지만 후반 줄줄이 실점하며 또 고배를 마셨다.

최근 3연패 당하는 과정에서 두산은 불펜이 무너졌다. 시즌 초부터 맹활약해온 필승조가 주춤했고, 나머지 계투진들도 기대에 못미쳤다. 붕괴된 선발진으로 고민하던 와중에 히메네스마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것도 아쉬운 대목이지만,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두산이 3경기 연속 후반 실점으로 무너진 것은 '불펜 약화'라는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따지고보면 이는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이 부족한 데서 온 결과다. 원투펀치 히메네스와 김선우 외에는 딱히 이닝 소화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투수가 없었고, 이는 필연적으로 불펜의 과부하를 불러왔다.

확실한 선발요원이 3명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이현승의 다(多)이닝 호투는 더욱 절실하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불펜 재정비와 함께 연패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줘야 하는 이현승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이현승은 그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9경기(선발 8회) 등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7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일 넥센전과 7일 롯데전에서는 2회를 넘기지 못하고 일찍 무너져 감독으로부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쓴 소리까지 들었다. 다행히 13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겨 최근 기세는 괜찮은 편이다.

LG 맞상대는 시즌 세번째 선발등판하는 서승화다. 2경기서 승수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하고 있는 서승화는 두 차례 모두 두산과 상대했다.

과연 이현승은 어려운 팀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천금같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3연승을 달리고 있는 LG 타선을 봉쇄해야 하는 그의 왼어깨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짊어졌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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