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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필요한 것은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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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조건에서 '라이언킹' 이동국(31, 전북 현대)이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를 받게 됐다.

이동국은 지난 12일 호주 애들레이드 힌드마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후반 23분 투입돼 연장 전, 후반을 포함 52분을 소화하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있던 이동국의 몸은 엉망이었다. 애들레이드로 가는 데만 총 22시간이 걸려 육체적 피로가 상당했다.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이 안 좋아 테이핑을 하며 부상으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해 애를 썼다. 오른쪽 발목 역시 삐끗해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훈련 중에도 따로 빠져 가벼운 조깅 등으로 몸을 만들어야 할 정도였다.

일단 경기에 교체 투입된 그는 공격수라는 책임을 다하는데 집중했다. 결국 연장 후반 11분 머리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전북의 8강 진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이동국은 14일 오후 늦게 한국에 돌아와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 1월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몸상태를 끌어올렸던 이동국은 2월 말부터는 3~4일 간격으로 경기에 출전해 피로가 누적됐지만 엄살 부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

허정무호 부동의 공격수인 박주영(AS모나코)은 허벅지가 안 좋아 16일 에콰로드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박주영과 공격 파트너였던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는 리그 일정으로 17일에나 입국한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다롄 스더)도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입국해 곧바로 경기장으로 이동, 뛸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때문에 이동국은 에콰도르전에 막내 이승렬(FC서울)과 전, 후반으로 나눠 출전, 살벌한 생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승렬은 그간의 훈련 과정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며 '영건'으로의 가능성을 높였다. 자연스레 둘의 비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이 애들레이드전에서 후반에 교체로 나서 출전할 수 있다. 오랜 비행이 있지만 시차도 없고 경기 전까지 (휴식) 시간이 있어 기용할 수 있다"라며 에콰도르전에 그를 다시 시험대에 올리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올해 '공식' 대표팀 경기에서 이동국은 두 골을 터뜨리며 괜찮은 결정력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는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논스톱 발리슛으로 그림 같은 골을 터뜨렸다.

그렇지만, 허 감독은 여전히 "움직임이 적다.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는 주문을 계속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뜻이다.

줄곧 '채찍'을 받아온 이동국이 에콰도르전을 통해 달콤한 '당근'을 얻을 수 있을까. 골잡이의 숙명을 안고 있는 이동국, 결국 다시 '골'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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