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선수만큼이나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경기 중계를 맡았던 배기완 캐스터와 방상아 해설 위원이다.
두 사람은 종목의 특성상 '절대 침묵'이 예의로 여겨지는 피겨스케이팅 중계에서 적절한 침묵과 해설, 짧은 감탄사와 탄식의 조화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절제의 미덕'이란 시청자들의 평가 속에 '명품 중계'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품 중계'는 하루 아침에 탄생한 것은 아니다. 3년이란 시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과 그동안 축적된 내공을 바탕으로 한 공식의 결과인 것이다.

◆10대부터 80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최대공약수' 찾기
최근 기자와 만난 배기완 캐스터는 "방상아 해설위원과 피겨스케이팅 경기의 캐스터를 맡은 지 3년이 됐다. 그동안 수많은 경기를 중계하면서 피겨 전문가와 일반 시청자분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진행방법에 대해 연구했고, 이제는 일종의 공식을 만들어 경기내용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선수가 등장하면 배기완 캐스터는 일단 선수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와 피겨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음악을 소개한다. 이어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1~2초간의 침묵과 함께 시청자들이 경기를 감상하게 한다.
그리고 선수가 경기를 진행하는 도중에 결정적인 실수나 어려운 기술을 성공시키면 방상아 해설위원이 2~3번 정도 설명을 해준다. 나머지는 시청자들의 감상 시간인 것이다. 본격적인 기술이나 점프해설은 경기가 끝나고 리플레이 장면이 나오면 그때 방상아 해설위원이 하게 된다.
배 캐스터는 "처음 피겨스케이팅 캐스터를 시작했을 때는 용어나 경기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질타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질타 속에 수용할 부분은 적극 받아들이면서 10대부터 80대, 전문가와 비전문가까지 시청자의 최대공약수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과 같은 공식이 나왔다. 지금도 더욱 현장감 있게 경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트리플 러브' 질타, 전문가로서 아쉬워
특히나 이번 동계올림픽은 SBS 단독 중계로 시청자들의 이목이 한곳에 집중되는 만큼 더 조심스러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례적으로 동계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하다보니 콘텐츠의 질적인 면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가장 눈에 띄는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자질 논란이겠다. 이런 점에서 제갈성렬 위원의 일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비방송인이고 선수 출신이다 보니 경기를 하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흥분하게 되는 것 같다. 방송을 맡은 해설위원으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했지만 비방송인으로 이해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스스로의 아쉬움도 없지 않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SBS '연아의 트리플러브' 특집 방송에서 신변잡기적인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던 것.
"트리플러브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방송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구구절절한 변명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김연아 선수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방송전문가로서 왜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좀 더 여유 있게 설명하고 진행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여러 오해들을 사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SBS 아나운서 부장으로서 얼마 남지 않은 오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축구 중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SBS 스포츠 캐스터들은 벌써부터 시청자들에게 명품 중계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제공=SBS>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