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지난 9일 넥센타이어와 후원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표하면서 야구팬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 동안 메인스폰서 유치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프로야구계의 시한폭탄으로까지 불리웠던 히어로즈로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의 첫 단추를 잘 꿴 셈이다.
계약기간은 2년. 메인스폰의 금전적인 부분은 비공개다. 이는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가 광고 단가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동의하면서 이뤄진 부분이라고 한다.
되돌아보면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적응기는 참 힘겨웠다. 시작부터 고생길이었고, 2년 동안 히어로즈는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대형트레이드까지 단행해 야구팬들의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기본적인 운영 계획이 어긋난 것은 첫 메인스폰서였던 우리담배와의 스폰서계약 파기가 시발점이었다. 2008시즌을 앞두고 '네이밍 마케팅'을 선언하며 우리담배와 메인스폰서 계약(3년간 300억원)을 맺었지만, 우리담배가 경영난으로 후원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양 사의 관계도 틀어졌다. 결국 8월 우리담배는 스폰서계약을 철회했고, 히어로즈는 이에 반발하며 미지급 지원금을 받기 위한 가처분 신청까지 냈지만, 패소(2009년 9월)하고 말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히어로즈는 그 해 6월말까지 KBO에 지급해야 했던 창단 가입금 분납액 24억원을 기한내에 납입하지 못해 한 동안 홍역을 앓았다. 이후 남은 가입금은 지급했지만, 이 여파로 히어로즈는 '불안한 구단'으로 인식되면서 이후 스폰서 유치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2008년 말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파동도 사상 초유의 총재 승인불가라는 결과를 낳아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이후에도 히어로즈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2009시즌을 치른 후 이장석 대표는 '네이밍 마케팅'을 포기하면서 서브스폰서 체제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물론 이는 메인스폰서 유치가 힘겨웠기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단이었다.
지난해 말 이현승, 장원삼, 이택근까지 주축 3인방을 타구단으로 트레이드시킨 것도 사실상 운영비 확보를 위한 눈물겨운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그야말로 2년간 히어로즈는 없는 살림에 버텨오면서 살아남기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여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10 경인년을 맞아 이장석 대표가 환하게 웃었다. 우리담배와의 계약이 파기된 지 1년 6개월만에 메인스폰서라고 할 만한 기업과 새롭게 계약을 맺으면서 구단 운영의 중심축을 마련했다. 선순환의 시작인 '넥센 히어로즈'가 되면서 또 다른 스폰서 유치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야구판 입성 3시즌째에 다시 한 번 구단 운영의 원동력을 확보한 히어로즈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영웅네'의 2010년 행보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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