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화중계 아니고 생중계 한데요? 우리가 프로야구를 밀어냈단 말이죠?" 24일 저녁 서울 마포 가든호텔 무궁화홀에서 개최된 제8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리셉션 만찬장에서 한국 대표선수단은 대만전 TV 생중계 소식을 듣자 짧지만 굵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열리는 한국 대표팀의 예선 첫 경기 대만전은 MBC ESPN이 프로야구가 끝난 이후인 밤 10시에 녹화중계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중계 계획이 변경돼 생중계로 잡혔다는 낭보를 접하자 선수들은 고무된 표정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아야구연맹(BFA)이 배정한 시간에 맞춰 목동야구장에서 오후 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단은 호텔로 돌아와 간단한 샤워를 마친 뒤 행사장 안으로 입장했다. 하얀색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가한 선수들은 일단 분위기를 파악한 뒤 식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기념촬영을 하는 등 분주했다.
그 중에 몇 명은 짧지만 빡빡했던 훈련 일정 탓인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노곤한 심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식사를 끝낸 선수들은 당장 다음날로 다가온 첫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하며 굳은 결의를 내보였다.
"생중계를 하는 만큼 반드시 멋진 경기를 펼쳐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켜보이겠어요." 대만전 중간계투 요원으로 나설 전망인 문성현(충암고3, 투수)은 많은 이들이 지켜본다는 사실 자체가 더 의욕을 높인다며 의기양양했다.

"사실 전 4번타자보다는 2번이나 6번이 편하거든요. 그런데 일본이 좌완투수를 한국전에 기용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타자인 저를 4번에 세우시는 것 같아요. 부담은 되지만 좌투수에게 강한 편이니까 평소대로 하면 되겠죠." 문상철(배명고3, 3루수)은 최근 가장 잘 맞고 있는 타자로 손꼽혔지만 오후 훈련에서는 잠깐 타격 타이밍을 잃었다며 걱정스런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봉황대기 끝나고 딱 이틀을 쉬었을 뿐인데 영 방망이가 맞질 않아요. 그동안의 긴장감이 한꺼번에 풀려서인 것 같아요. 계속 안좋았는데 오늘은 제법 괜찮았거든요. 이제 서서히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전 실전용이거든요." 2010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3번으로 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번으로 한화행이 결정된 김재우(천안북일고3, 중견수)는 여유가 느껴지는 미소를 방긋 지어보였다. "이제 진짜 대회에 나선다는 게 실감나요. 좋은 추억거리요? 이제부터 우승해서 멋진 추억 만들어야죠. 지켜봐주세요."

식사를 마친 뒤 호텔 숙소로 이동한 선수단은 다음날 첫 경기를 위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하늘같은 선배님들이 독점하던 TV 화면(프로야구 중계)을 잠시 실례하는 만큼 프로야구 버금가는 명승부를 펼쳐 한국 야구 꿈나무의 저력을 유감없이 떨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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