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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검은물결' vs 서울광장 '노란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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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마지막 보내는 길에 대한민국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경복궁과 서울광장에서 그를 보내는 애도와 슬픔의 표정은 확연히 달랐다.

이날 오전 11시 경복궁에서 치러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은 엄숙히 진행됐다. 10시47분 경복궁 동문을 통과한 노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조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도착했고 곧바로 유족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이어 한승수-한명숙 공동장례위원장의 조사가 시작됐고 각 종교계의 종교행사와 생전 고인의 영상추모가 이어졌다.

곳곳에서 추모객들의 표정은 침통했으며 엄숙하고 침울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영정 앞에 헌화할 때는 구호 소리에 소란이 일며 잠시 영결식장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수 많은 시민추모객(경찰추산 15만명, 시민단체추산 40만명)들이 함께한 서울광장의 표정은 너무도 달랐다. 운구행렬이 도착하기전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부른 '상록수'를 비롯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이 울려퍼졌고 시민들이 입에서 입으로 따라 불렀다.

노제 사전추모행사에서 YB(윤도현, 허준, 김진원, 박태희)의 '후회없어'와 '너를 보내고', 그리고 노래패 '우리나라'의 '다시 광화문에서' 등 친근한 가요들이 고인의 죽음의 안타까움과 비장함을 가슴 징하게 울렸다. 노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앞을 지날때마다 시민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전추모행사 사회를 맡은 김제동은 "(노 전 대통령은)작은 비석 하나 남겨라 했는 데 가슴 속에 잊혀지지 않는 큰 비석 하나 잊지 않고 남기겠다. 화장해라 하셨는 데 불이 아니라 가슴속 마음의 열정으로, 그분을 우리 가슴 속에 재가 아니라, 영원히 살아있는 열정으로 남기겠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이어 1시 23분 김명곤 위원장 '제 16대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선언을 시작으로 구슬픈 가락이 흘렀고 혼을 부르는 초혼의식을 시작으로 노제가 진행됐다.

경복궁의 영결식이 정부-정치관계자들이 참여한 딱딱하고 형식적인 모습이었다면 서울광장은 노 전 대통령과 민초들이 함께한 '여민동락(與民同樂)' 그 자체였다.

서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63년 짧지 않은 삶을 사는 동안 늘 약자와 자신들과 함께 했던 전직 대통령을 장단의 고통을 토하며 그를 보내려 하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소탈한 삶을 살며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에 국민 모두가 무한한 '공감'을 표했다.

시민들의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합창이 울려퍼졌다. 추모영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선창으로 시작된 노래 '사랑으로'가 만만히 울려다.

경복궁 영결식에서 애써 의연하고 굳은 표정이었던 권양숙 여사와 건호씨 등 유가족들은 시민들이 '사랑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합창하자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영영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길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민 대통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사진=인터넷공동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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