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거포 불빛'
이승엽(33, 요미우리)이 드디어 13타석만에 안타를 뽑아냈다. 중견수 앞에 라이너로 떨어지는 시원한 안타였다.
요미우리는 지난 10일 도쿄돔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시즌 1차전서 6-5로 승리, 한신전 8연승과 함께 시즌 4연승을 챙겼다.
이승엽은 이날 3경기만에 선발 출장해, 안타 하나를 쳐내긴 했지만 사실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메이에게 5번 자리를 내주고 6번 타순으로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이승엽이 두 번째 타석에서 터뜨린 중전안타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컨디션 회복의 계기를 만든 안타'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해줬다.
'닛케이 신문'은 '13타석만의 안타, 희망의 거포 불빛'이라고 표현하며 "마음고생이 심한 이승엽에게 한 줄기 불빛이 비쳤다. 5회 중전안타는 쓰루오카의 역전 3점홈런을 불렀다"고 요미우리가 역전 점수를 뽑아낸 상황을 설명하며 이승엽의 안타에 의미 부여를 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전 일찍 도쿄돔에 나와 오후 2시부터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특타를 했다. 특타 때 요미우리 코치진이 직접 프리배팅 지도까지 하며 우유부단했던 스윙 동작의 수정을 해줬다.
시노즈카 타격코치는 "(바깥쪽 볼을) 손을 대서 커트해낼 수만 있다면, 한 번에 페이스가 올라갈 수 있다"고 충고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타격시 하반신이 열리는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특타가 효과를 본 것일까. 이승엽은 첫번째 타석에선 한신 선발 안도의 132km짜리 포크볼에 타이밍을 뺏겨, 4구째를 밀어쳤으나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고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그러나 두 번째 타석에선 좋은 선구안을 보여줬다. 2구째 145km짜리 바깥쪽 직구를 커트했고, 볼카운트 1-1에서 약점이던 3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완벽한 스윙으로 힘있게 잡아당겨 파울홈런을 날렸다. 이어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렸음에도 4구 바깥쪽 빠지는 직구를 참아냈고, 또다시 5구째 바깥쪽 132km의 포크볼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던질 곳이 없어진 안도는 6구째 역회전볼을 스트라이크존에 넣다 이승엽의 방망이에 걸려 안타를 내준 것이다.
이 경기를 해설하던 가케후 씨(전 한신 4번타자)는 "이승엽이 때린 중전안타는 타구 방향이 좋다. 파울로 외곽볼을 버텨낸 결과다. 이 안타로 감각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마음이 다급하거나 아직까지 망설임이 남아 있다면, 저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낼 수 없다"고 평했다.
요미우리 코칭스태프가 원했던 바로 그런 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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