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트' 고영민(두산)이 그 동안 쌓였던 울분(?)을 터뜨렸다.
고영민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정오부터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멕시코와의 2라운드 첫 경기서 5회말 시원스런 좌중간 솔로포를 터뜨리며 주먹을 불끈 거머쥐었다.
자신감을 되찾는 솔로포가 아닐 수 없었다. 정근우에게 밀려 선발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고영민은 5회초 수비 때 2루수로 교체 투입되면서 기회를 맞았다.
한국은 선발 류현진이 2회초 2실점한 가운데, 2회말 이범호의 솔로포와 박기혁의 2루 땅볼 때 멕시코 2루수 애드가 곤잘레스의 악송구를 틈타 이용규가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4회말, 4번타자 김태균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3-2로 역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팽팽한 접전에서 고영민은 5회말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 동안 타격 면에서 정근우에게 밀려 선발 출장할 기회를 곧잘 빼았겼던 고영민으로서는 뭔가 한 건 해줘야 할 상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고, 지켜볼 것도 없었다.
고영민은 이미 이범호와 김태균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자존심이 상해 있던 멕시코 선발 올리버 페레즈의 초구에 배트를 힘껏 휘둘렀고, 볼은 또 다시 펫코 파크의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선구안에 문제가 있어 '삼진왕'이라는 안좋은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고영민에게 이번 홈런은 한국팀에게는 4-2로 도망가는 천금같은 '한 방'이었고, 스스로에게는 자신감을 찾아주는 부활의 '한 방'이었다.
한편 한국은 이 경기서 공교롭게도 1루수(김태균), 2루수(고영민), 3루수(이범호)가 잇달아 솔로포를 터뜨리는 묘한 타격으로 페레즈에게 일격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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