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강력한 '우승후보' FC서울을 격파하며 '돌풍'을 '태풍'으로 바꿨다.
강원FC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 K리그' 2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김진일과 윤준하의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창단 후 2연승. 팀을 창단하고 발을 맞춰본 시간은 겨우 13주. K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신생팀의 성적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강원의 조직력과 실력은 물론 뛰어났다. 그리고 강원도민의 진심이 담긴 열렬한 응원. 강원이 우승후보마저 침몰시키며 '태풍'을 일으킨 1등 공신이다.
'강원도민의 힘'이 강원을 춤추게 만들고 있다. 팬들이 많으면 그만큼 강한 팀이 된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뜨거운 힘이 생기게 마련이다.
지난 8일 열린 홈 개막전 제주와의 경기에서 2만2천여 석을 꽉 채우며 강원 선수들에게 열정과 승리를 안겨줬던 강원 팬들은 첫 원정경기에서도 강원 선수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다.
강원도에서 직접 원정을 온 팬들과 서울에 사는 강원도 출신의 팬들을 합쳐 2천명에 가까운 강원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수 놓았다. 서울 서포터즈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숫자였지만 그 열정과 패기는 뒤지지 않았다. 90분 내내 강원을 위해 외쳤고, 강원의 역사적인 원정 첫 승을 함께 즐겼다.
경기 전 대형 유니폼 깃발을 선보인 강원 서포터즈는 경기 중간 구수한 사투리 응원으로 흥을 돋웠고, 골이 터지자 노래로 화답했다. 그리고 승리가 다가오자 "이겼다!"를 외치며 강원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결국, 이들의 열정과 목소리가 강원에 2승을 선물했다.
강원팬들의 열정과 응원에 가장 고마워하는 이는 당연히 강원의 감독과 선수들이다.
경기 전 만난 최순호 감독은 "우리나라가 과거 부산과 강릉의 축구분위기가 엄청났다. 부산은 식었지만 강릉은 살아있다. 프로팀을 열망했고, 만들어지니 기대를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또 "예수님께도 안티가 있다. 하지만 내가 강원 감독에 임명되고 나서 나에 대한 안티가 있다고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뒷이야기라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인데 절대로 듣지 못했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고, 강원도민 여러분께 너무나 고맙다"고 전했다.
'거함'을 무너뜨린 후 인터뷰에서도 최순호 감독은 강원팬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전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강원도민들에게 승리를 선사해 기쁘고 행복하다. 강원도민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그들은 우리가 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셨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고, 우리에게 기쁨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가 바로 강원팬들이었다. 2경기 연속골로 2승을 이끈 윤준하는 "원정경기인데도 팬들이 많이 와 주셨다. 강원팬들이 강원도의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 너무나 감사하다"며 강원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강원이 일으키고 있는 '태풍'은 강원도민들의 사랑과 열정이 식지 않는 한 꺼지지 않을 만큼 너무나 거세게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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