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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연 "초보딱지 뗐으니 미친듯 달려볼래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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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외모가 주는 강한 인상과 달리 박시연은 순하디 순하고 웃음 많은 여자다. 구김살 없는 화사한 성격을 가진 박시연은 서른한살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여리고 소녀같기만 하다.

미스코리아 출신에서 배우로 데뷔한지 햇수로 3년. 스스로도 지금 돌아보면 부끄럽고 아쉬운 순간들이었다고 데뷔작을 떠올린다. 드라마 '마이걸' 이후 영화 '구미호 가족', '사랑', '다찌와마 리', '달콤한 인생'까지 바쁘게 달려온 박시연. 작품 속 섹시하고 도회적인 도시 여자의 모습은 단지 보여지는 것일 뿐, 실제 박시연은 아는 이들은 입을 모아 "착하기만 한 순둥이"라고 말한다.

"운전에도 초보가 있듯, 연기 초보였던 시절을 딛고 열심히 달려왔다"는 박시연을 새 영화 '마린보이'의 개봉을 앞두고 만났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스릴러 '마린보이'에서 박시연은 퇴폐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팜므파탈 '유리'를 연기했다.

극중 흡연 장면을위해 담배 두갑을 피우는가 하면 마지막 절벽 추락 신은 '미친듯이 찍었다"고 한다. "그 어느때보다 떨리고 두렵다"는 그는 "아무 것도 몰랐을 때는 무서움도 없었지만 알면 알수록 관객 앞에 서는 것이 더 떨린다"고 고백한다.

박시연을 보여주기 위해 달려온 3년

"예전 작품들은 겁 없이 열정만 가지고 그냥 했던 것 같아요. '마린보이' 시사회 때가 제일 많이 떨었던 것 같아요. 너무 떠니까 조재현 선배가 괜찮다고 다독여주시더라고요. 겁 없이 운전하던 초보 시절은 이제 지난 것 같아요. 이제는 책임감도, 사고가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옆자리에 함께 탄 동승자에 대한 배려까지 생각할게 너무 많아졌어요."

박시연은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이유를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한다. 못하더라도 부딪혀서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기회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욕심을 부려가며 숨 가쁘게 달려온 3년, 뒤늦게 데뷔한 박시연은 어느덧 31살이 됐다.

"여배우로서 30대가 된다는 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죠. 하지만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20대의 마지막 날이나 30대의 첫날이나 달라진 것은 없으니까요. 어릴 때는 30대 하면 어른이고 아줌마고 뭔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돼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도 전 핑계대고 싶고 너무 어리기만 한 것 같아요."

"상처도 많았지만 그만큼 성숙했다"

연예계 생활 3년. 박시연은 데뷔 초에 만났을 때보다 훨씬 수더분하고 말수도 늘었다. 스스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려 노력한 덕분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소문과 오해로 인한 상처도 많았다고 한다.

"아직은 배우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 많이 불편해요. 신경 안 쓸수도 있지만 무심코 한 일들이 가끔 화살이 돼서 돌아오기도 하니까요. 보통 사람들이 그냥 할 수 있는 일들도 구설수에 오를까 두려워 점점 피하게 되요. 예를 들어서 술을 한잔 마시더라도 진실이 아닌 내 모습이 확대되거나 잘못 포장돼 오해를 살까봐 되도록 피하죠. 그러다보니 점점 갇힌 생활을 하게 되고 굴레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소문이라는 게 제게만 상처를 주는 게 아니라 작품이나 부모님에게도 피해를 주니까, 그게 힘들어서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만 숨게 돼요."

"예전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마음을 먼저 주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배우가 된 후로 마음을 많이 다쳤어요. 호의를 악용하거나 잘못된 소문이 나기도 하고 상대방이 오해를 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진실하게 대하되, 선을 유지하자는 그런 마음이죠."

"공개연애? 절대 No"

데뷔 초 'OOO의 연인', '미인대회 출신' 등등의 수식어로 불렸던 박시연은 “이제는 모든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한다.

"공개 연애요? 절대 반대에요(웃음).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커요. 진짜 결혼날짜를 잡기 전까지는 비밀로 하고 싶어요."

아직은 먼 훗날의 일이지만 결혼 이후에도 배우의 길을 계속 걷고 싶다는 박시연은 이제 막 신인의 레이스를 벗어나 배우로서의 도약기에 서있다.

"독립영화에 너무 출연하고 싶어요. 시나리오도 몇 개 받아놓은 것도 있고, 실제로 출연 얘기가 오간 작품도 있었어요. 하지만 인연이 안됐던지, 중간에 제작이 무산됐죠. 작품이 좋다면 노개런티도 문제 없어요. 이번에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 고현정 선배가 노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얘길 듣고 얼마나 부럽고 멋있던지요. 전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화려한 연기 인생의 꽃을 피우길 기다려본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 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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