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76년간 다양한 분야의 인물이 거쳐갔다. 정치인, 관료, 언론인, 기업인, 학자 등 총 25명이 한국 축구의 수장을 맡았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조선축구협회가 창설되면서 조선어학연구회를 이끌던 국어학자 박승빈이 초대 회장이 됐다. 이후 1934년엔 당시 정치, 사회를 이끌던 몽양 여운형 선생이 2대 회장에 올랐다.
1948년 대한축구협회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7대 회장에 신익희(1948~1949년), 홍성하(8, 10, 11대), 윤보선(9대), 장택상(12대) 등 유명 정치인이 회장을 맡았다. 취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윤보선 씨는 제2대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정치인의 시대가 지나자 체육인으로는 처음으로 현정주 씨가 14대 회장에 올라 축구협회를 이끌었지만 6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후 관료들이 회장 자리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부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장기영(21, 23대) 한국일보 창간 사주를 비롯해 민관식 전 국회 부의장(26대), 장덕진(31대) 전 농림부 장관이 회장직을 거쳤다.
1980년대 들어 기업가들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1979년 최순영(39~43대)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1987년까지 8년을 축구협회 수장으로 자리했다. 최 회장은 재임 중이던 1983년 프로축구 출범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988년 46대 회장으로 대우그룹 김우중(45~46대) 전 회장이 축구협회 회장이 됐다. 김우중 회장은 1983년 프로축구 출범시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를 창단하는 등 축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우중 회장의 뒤를 이어 정몽준(47~50대) 현 회장이 1993년 축구협회에 입성했다. 16년 동안 축구협회를 이끌어 역대 최장수를 기록한 정 회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공동 유치하는 업적을 남겼다. 규모 확대 및 내실 강화를 통해 한 해 762억원(2007년 기준)의 예산을 쓰는 공룡 조직으로 축구협회를 재탄생시켰다.
그러나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와 한국축구연구소로 대변되는 일명 '축구 야당'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축구협회 창설 이후 처음으로 국정감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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