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경문 감독이 본격적으로 전지훈련 준비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이 끝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휴식을 취한 김 감독은 이제 그 동안 구상했던 '새판 짜기'를 전지훈련에서 점검해볼 생각이다.
김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두산 전지훈련의 기본 골격은 타선 강화와 마무리 투수 육성, 그리고 철저한 검증을 통한 내야진의 실력 업그레이드다.
김현수-김동주-맷 왓슨, 그리고 합동 홈런포 장착
김경문 감독은 우선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두산 타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발야구'로 대변되는 두산이었지만 이제는 발야구에 공격력까지 한층 배가시키겠다는 것이다.
김현수를 거포화시키고, 새로 영입한 용병타자 맷 왓슨의 적응을 도와 현재 잔류 인력으로 파악하고 있는 김동주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새로 구축할 생각이다.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도 파워를 강화해 홈런이 한 선수에게 몰리지 않는 타선을 만들 작정이다.
김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홈런이 펑펑 나오는 시원스런 야구, 경기 한파를 속시원히 날려버릴 야구를 해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좌타인 맷 왓슨에게 김현수가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현수도 거포까지는 아니더라도 홈런을 좀 쳐줘야 한다. 어차피 상대 투수들도 이제는 현수를 강하게 견제할 테고, 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2할8푼에 (최소) 홈런 10개 이상은 해줘야하지 않겠나. 그리고 작년 우리는 타자가 못쳐서 진 경기가 많았다. (모든 타순에서) 각각 5개씩의 홈런을 쳐주면서 합동작전을 구사해야 한다."
정재훈 선발! 이용찬-성영훈 마무리
작년까지 마무리로 활용했던 정재훈은 이번 시즌부터 선발진에 합류한다. '깜짝' 선발로도 활약해온 정재훈이 클로저라는 보직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김경문 감독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150km대의 빠른 공을 장착한 이용찬과 2009 고졸신인 최대어 성영훈이 있기에 김 감독은 이제 변화의 칼을 뽑아들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정재훈과 이용찬, 성영훈이 각자의 보직에 얼마나 적응할 지가 또 한번 넘어야할 산이다.
"마무리는 볼이 빠르거나 컨트롤이 기가 막혀서 바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된다. 정재훈은 계산이 되는 선수라서 선발로 돌린다. 이용찬과 성영훈을 전지훈련서 점검해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생각이다. 2009년에는 우리도 '씽씽투' 좀 던져야 하지 않겠나. 불안감은 있지만 해볼 만하다. 그리고 안되면 이재우 등을 마무리로 투입하겠다."
무한 내야 경쟁... 그물 수비망 완성
홍성흔의 FA 보상선수로 두산은 롯데로부터 내야수 이원석을 영입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출신 손시헌의 복귀가 예정된 상황에서 이원석의 영입은 그야말로 무한경쟁 체제를 유도하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공공연한 경고다.
일단 김 감독은 현재 손시헌과 이대수를 유격수 포지션에서 활용하고, 고영민-김재호-최주환을 2루수 자리에서 경쟁시킬 생각이다. 1루 자리는 그야말로 혈투다. 이성열, 최준석, 정원석, 오재원이 1루 베이스를 밟기 위해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그리고 3루는 일단 김동주와 이원석에게 배정해 놓고 있다.
당연히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포지션 확정과 이동이 대폭적으로 발생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구도로 전지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내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기에, 두산 내야는 주전경쟁을 놓고 시즌 때보다 더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로서는 전지훈련이 살아남기 위한 지옥훈련이 아닐 수 없다.
"손시헌과 이대수가 있는데 이원석을 영입했으니 (내야 포지션) 선수들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 것이다. 고영민도 절대 붙박이가 아니다. 기복이 너무 심해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고영민은 아직까지 절대 방심할 위치가 아니다. 최주환도 수비는 약하지만 타격이 강해서 쓸만하다. 각자의 포지션은 다 잡아놨지만 최소한 2개씩은 시켜볼 것이다. 이런 저런 조합을 다 시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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