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수문장' 이운재(35, 수원)가 2008 K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운재는 9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펼쳐진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에서 총 93표 중 72표를 얻어 영광의 MVP에 올랐다. 25년 K리그 역사상 최초의 '골키퍼 MVP'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또 역대 최고령 MVP(35세)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이운재는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에서도 93표 중 무려 84표를 얻어 최고 골키퍼로 선정돼 한국의 간판 수문장으로서의 위용을 마음껏 떨쳤다. 이운재는 베스트 11 골키퍼부문 수상 소감에서 "딱히 어떤 말씀 드리는 것보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1년 동안 마음 아팠고 무거웠다. 그 때마다 함께 땀을 흘려준 동료들에게 이 상을 돌리고 싶다. 나를 사랑해준 팬 여러분들에게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이운재로 남겠다"고 말했다.
이운재는 올 시즌 39경기 출전, 29실점으로 실점율 0.74를 기록했다. 골키퍼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감과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승부차기에서도 최강의 면모를 보여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을 수 차례 선보였다. 올 시즌 수원이 24실점으로 팀실점 2위에 오른 것도 이운재가 있어 가능했다.
이운재는 기록의 사나이다. 올 시즌 3월19일부터 4월20일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해, K리그 역대 2위의 기록을 세웠다. 또 승부차기에서도 이운재는 역시 이운재였다. 특히 지난 10월8일 '삼성 하우젠컵 2008' 4강 플레이오프 포항과의 경기 승부차기에서는 포항의 두 번째 키커 황지수, 세 번째 키커 황진성, 네 번째 키커 스테보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내며 수원에 3-2 승리를 안겼다. K리그 역대 승부차기에서도 방어율 47.05%, 승률 90.90% 등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이운재는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지난 7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MVP 받고 싶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고, 그의 말처럼 최고가 됐다. 이운재가 버틴 수원은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 그리고 K리그 우승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또 이운재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한 해다. K리그에서 개인적인 영광 뿐 아니라 국가대표에도 다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가졌다. 지난해 아시안컵 음주파문으로 1년 징계를 당했던 이운재는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징계가 풀리자마자 붉은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이운재가 골문을 지킨 한국은 지난 11월20일 난적 사우디에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운재는 MVP 수상 소감으로 "이 상을 받아야 하나 믿기지가 않고, 이렇게 내가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수원 삼성이다.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차범근 감독님께도 감사한다. 1년 전에 많이 힘들었을 때, 나를 위해 기도해준 가족들, 와이프, 아이들, 그리고 나를 사랑해준 모든 분들 감사하다. 이 상은 내가 많이 반성했을 것이라고, 또 한국축구를 위해 더욱 헌신적으로 노력하라고 하는 말 같다"라고 말했다.
가히 2008년은 이운재의 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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