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목표는 아시아시리즈 우승입니다."
SK와이번스의 '新괴물' 김광현(20)이 생애 첫 프로야구 MVP를 차지했다.
2008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MVP 대결에서도 두산 김현수를 따돌리고 마지막에 김광현이 웃었다.
김광현에게 이번 MVP 수상은 어찌보면 '떼논 당상'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감격스런 자리에 오르기까지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지난 2007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SK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데뷔 첫 해 프로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무적으로 군림했던 아마야구 시절과는 다른 차원의 야구에 힘들게 적응해야 했고, 그만큼 체감하는 시련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김광현이 프로 입문해 팬들에게 첫번째 미소를 날린 것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이었다. 3승7패의 초라한 시즌 성적표를 들고 두산의 '22승 투수' 리오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김광현은 7.1이닝 1피안타 무실점 9삼진의 엄청난 호투로 한국시리즈 승운의 물줄기를 SK쪽으로 돌렸다. 김광현이 당시 기록한 9삼진은 한국시리즈 신인 최다 탈삼진 기록. 이후 SK는 김광현 호투의 기를 받아 4연승으로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은 이어 국제무대를 통해서도 주목을 받았다. 2007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그 무대이다. 김광현은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 드래건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한국 프로팀으로는 최초로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팀인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조차 "저 투수가 대체 누구냐? 19살의 나이지만 아주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번의 큰 대회에서 승리투수가 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김광현은 2008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는 더 큰 위력을 발산했다. 시즌초부터 쾌조의 6연승을 거두며 투수부문 각종 순위권에서 1위를 내달렸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2승씩 사냥했던 롯데 손민한과 6월7일 사직 롯데전에서 맞대결, 데뷔 첫 완봉승(2-0)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도약했음을 입증했다.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김광현이 거둔 전반기 성적은 11승 4패 평균자책점 2.94.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성적이었다.
전반기를 마치고 출전한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펄펄 날았다. 김광현은 숙적인 일본전에 두 차례 선발 출전, '신 괴물'을 넘어서 '신 일본킬러'로 자리잡았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예선리그에서 5.1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하며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고, 결승 진출이 걸린 준결승전에서는 8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금메달을 향한 길을 환히 비추는 눈부신 피칭을 했다.
베이징올림픽 최종 성적은 1승 14.1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88. 그야말로 특급 활약이었다.
김광현은 다시 프로야구 정규시즌으로 돌아와 시즌 막바지에 다승왕을 확정지은 다음 삼성 선동렬 감독, 한화 류현진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쉽게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놓치며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다승 1위(16승), 탈삼진 1위(150개), 평균자책점 2위(2.39), 승률 2위(0.800)를 기록하며 투수부문 주요 순위에서 최고의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2008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 그 자리에도 김광현이 있었다. SK가 3승 1패로 앞선 가운데 맞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 경기 MVP를 거머쥐었다.
비록 자신이 염원했던 한국시리즈 2승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1승에 평균자책점 1.50의 빼어난 피칭으로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비룡군단'을 한국시리즈 V2로 이끈 김성근 감독은 "올림픽 때 일본전 두 게임 등판에서 호투가 컸다. 페넌트레이스, 베이징 올림픽, 포스트시즌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MVP는 김광현"이라고 일찌감치 못박았다.
김성근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애제자 김광현의 활약상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MVP 자리가 김광현의 것임을 천명했다.
김성근 감독의 통산 1천승(9월 3일 인천 히어로즈전), SK의 정규시즌 1위 확정(9월 21일 문학 KIA전),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5차전(10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마운드를 지킨 투수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곧 열리는 2008 아시아시리즈에서 지난 해 일본팀에 우승을 넘겨 준 빚을 갚아야 한다. 투수로서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008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아시아 시리즈 우승이라는 팀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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