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장 14회, 7-4 승. 11명의 투수 엔트리 가운데 배영수와 윤성환, 그리고 전병호를 제외한 8명의 투수를 모두 투입한 끝에 거둔 혈전의 성과물이다.
삼성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연장 14회까지 가는 피말리는 혈투끝에 2사 1,2루서 터진 신명철의 결승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7-4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1승을 위해 투입한 투수력 소모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날 삼성과 두산은 그야말로 끝장 승부를 봤다. 삼성은 선발 에니스 포함 8명의 투수를 투입했고, 두산은 한술 더 떠 김선우, 이승학만을 남겨두고 9명을 풀가동했다. 양팀이 마운드에 올린 투수의 수만 무려 17명에 달한다. 그만큼 선동열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이날 2차전 승리가 플레이오프의 전체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동열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온 후 누누히 불펜의 피로 누적에 대한 불안감을 언급했다. 아무리 이닝을 적게 던진다고는 해도 마운드에 오르는 것과 쉬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때문에 1차전 4점을 먼저 내고도 패한 이유 중 하나로 휴식을 취한 두산과는 달리 삼성 투수들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선동열 감독의 바람은 한 가지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선발진이 5이닝만 버텨달라는 소박한(?) 희망이다. 하지만 1차전 배영수(3.2이닝 5피안타 3실점)와 2차전 에니스(3이닝 4피안타 3실점)는 이러한 선 감독의 기대에 못미쳤다.
"선발진이 5회를 못버티면 이후 불펜 운용이 다 꼬인다"는 말을 가을 야구 내내 강조했던 선 감독이다. 두산 역시 비슷한 처지이지만 일단 한국 시리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선 감독으로서는 남은 경기서 어떤 투수 운용을 펼칠 지 걱정이 앞선다.
두산과의 불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선동열 감독의 머릿속에는 '선발 5이닝 소화'라는 소박한 기대가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 이제 이 기대는 19일 3차전 선발로 낙점된 윤성환에게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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