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일 것 같았던 2위 두산과 3위 한화가 비틀거리고 있다. "어~어~"하는 순간에 어느새 롯데와 삼성이 무서운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이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자칫 하다가는 순위 대역전이라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두산과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독주하는 SK와 더불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마지막 4위 자리를 놓고 롯데-삼성-KIA가 치열한 접전을 펼쳐 이들 중 한 팀이 한 장 남은 가을야구행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와 올림픽 휴식기 전인 지난 7월말부터 조금씩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7월 중순 파죽의 9연승을 거두며 SK의 독주를 유일하게 막을 팀으로 평가됐던 2위 두산이 8연패에 빠지며 벌어놓은 승수를 모두 날려버린 것.
게다가 올림픽 이후 재개된 26일 첫 경기서도 두산은 SK에게 3-4로 무너져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9연승'에 이어 '팀 9연패'를 당하는 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이후 두산은 27일 SK전 승리로 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28일 다시 패해 최근 11경기서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부진 속에 단 1게임차로 한화에 앞선 아슬아슬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의 부진 속에 2위 자리를 넘보던 한화도 올림픽 이후 대전 홈에서 롯데에게 3연패당하며 2위는 커녕 4강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시즌 중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예고한 한화였지만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어느새 4위 롯데에게 1게임 차로 따라잡혔다. 4위 롯데와 5위 삼성이 0.5게임차임을 감안하면 어느 순간 순위가 뒤집어질 지 모르는 위기에 빠진 것이다.
두산과 한화의 부진 속에 4위 싸움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치던 롯데와 삼성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당초 6위 KIA와 함께 마지막 포스트시즌행 열차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중위권의 서러움을 겪었지만 롯데는 어느새 7연승, 삼성은 8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삼성의 경우, 최근 14경기서 단 1패만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후반기 최고의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008 프로야구 정규시즌 팀 순위(28일 현재)>
| 순위 | 팀 | 경기수 | 승 | 패 | 승률 | 게임차 |
| 1 | SK | 94 | 61 | 33 | 0.649 | - |
| 2 | 두산 | 95 | 52 | 43 | 0.547 | 9.5 |
| 3 | 한화 | 105 | 56 | 49 | 0.533 | 10.5 |
| 4 | 롯데 | 97 | 51 | 46 | 0.526 | 11.5 |
| 5 | 삼성 | 102 | 53 | 49 | 0.520 | 12.0 |
| 6 | KIA | 100 | 48 | 52 | 0.480 | 16.0 |
| 7 | 히어로즈 | 96 | 39 | 57 | 0.406 | 23.0 |
| 8 | LG | 101 | 35 | 66 | 0.347 | 29.5 |
두산과 한화의 부진을 틈타 롯데와 삼성이 무서운 기세로 연승을 내달려 현재 2위 두산과 5위 삼성의 게임차가 불과 2.5게임밖에 나지 않는다. 게다가 조금씩 뒤쳐지고 있는 6위 KIA(삼성과 4게임차)도 아직 4강의 꿈을 이어가고 있어 선두 SK와 7위 히어로즈, 8위 LG를 제외하곤 5개팀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순위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남은 주말 3연전에서 두산은 최하위 LG와 순위 유지를 위한 일전을 펼치고, 한화는 선두 SK와 어려운 경기를 가진다. 롯데와 삼성은 사직서 드디어 정면대결을 펼치고, 4강 합류의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있는 KIA는 히어로즈를 제물로 승차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몇 경기만에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가시권안에 중상위권 팀들이 몰려 있어 자칫 연패에 빠진다면 그야말로 순위 대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질 수도 있다. 이제 각 팀은 매 경기를 결승처럼 치러야 하는 진정한 '승부의 계절'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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