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석 윤석민 한기주 '피날레 계투 쇼'- LG 영봉시켜

KIA가 작심한 듯 이범석-윤석민-한기주 '영건' 투수들을 연이어 등판시켜 LG를 셧아웃시켰다.

KIA는 올림픽 휴식기를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된 31일 광주 LG전에서 선발 이범석에 중간투수로 에이스 윤석민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5-0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47승 50패로 전반기를 마감, 후반기 4위권 진입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최하위 LG는 전날 승리를 상승세로 이어가지 못한 채 KIA 젊은 투수들에게 타선이 꽁꽁 묶여 영패로 전반기를 끝내는 우울한 처지가 됐다. 전반기 33승 65패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범석은 이날 지난 7월 4일 삼성전에서 1안타 완봉승을 거둘 때를 연상시키는 눈부신 역투를 했다. 5회 2사 후에 김광삼에게 기습번트로 첫 안타를 내줄 정도로 초반부터 위력적인 구위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1회초 1사 후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곧바로 박용택을 병살타로 잡아내 간단하게 첫 이닝을 마감한 이범석은 5회 2사 후 김광삼에게 번트 안타를 내줄 때까지 연속 11명의 타자를 삼진이나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 1사 후 박용택에게 두번째 안타를 맞고 잠시 흔들리며 폭투와 볼넷(페타지니)으로 1, 2루 '첫 위기'를 맞자, KIA 벤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이범석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다승 선두(12승)' 윤석민을 구원 등판시켰다. 4-0으로 비교적 여유있는 리드를 하고 있었음에도 휴식기를 감안, 아예 승리에 못질을 해버리겠다는 투수 기용이었다.

윤석민은 벤치의 이런 기대에 부응하며 최동수와 김광삼을 각각 공 3개, 4개만 던져 내리 삼진으로 잡아내 완벽한 '소방수' 역할을 해냈다. 8회 1이닝을 더 던진 윤석민은 9회 한기주에게 바통을 넘겼다. 마무리 한기주는 5-0 리드 상황에서 등판, 세이브와는 관계가 없었지만 1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 했다. 6.1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범석은 시즌 7승(7패)을 수확,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안정된 마운드를 등에 업은 KIA 타선도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 확실한 승리의 코스를 밟아갔다. 2회말 상대 실책과 나지완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주형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3회말에는 장성호-이현곤의 잇따른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재주가 LG 3번째 투수 이재영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뽑아내 4-0으로 점수를 벌리는 순간 승부는 뒤집어지기 힘들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왔다. 이재주는 시즌 10호 아치를 그려 팀 내에서 처음으로 시즌 두자리수 홈런타자가 됐다.

KIA는 7회말 이종범의 2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서 다시 이현곤이 적시타를 날려 쐐기점까지 뽑아냈다.

LG는 선발로 나선 신인투수 정찬헌이 3,1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3실점하고 물러난 후 불펜 투수들을 쏟아부으며 어떻게든 추격의 실마리를 잡으려했지만, 이범석-윤석민이 버티는 KIA의 마운드는 너무 높기만 했다. 정찬헌은 10연패를 당하며 시즌 12패(3승)를 기록, 혹독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