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째 수원 삼성을 상대로 홈경기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대전 시티즌도 성남 일화를 만나면 꼬리를 내린다. 2004년 4월 10일 경기 이후 벌써 5무 8패, 13경기째 '무승 행진'이다.
14번째 만남을 앞두고 무승 징크스를 꼭 한 번 깨보겠다는 의지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 모두 대단했다. 대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승리를 할 때도 됐다"며 결의에 차 있었다.
그러나 무승 행진은 오히려 '14경기'로 늘고 말았다. 성남은 23일 저녁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B조 7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전반 46분 두두, 후반 45분 김동현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두두는 최근 8경기(정규리그 포함)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함과 동시에 6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두두의 활약 속에 성남은 승점 15점으로 전북 현대(12점)를 제치고 B조 1위로 올라섰다.
성남은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된 골키퍼 정성룡을 대신해 '주장' 김해운이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대전은 최은성, 김민수 등 주전급 선수들을 명단에서 빼고 경기를 치렀다. 수비수 김형일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전반 양 팀의 경기는 다소 거칠게 진행됐다. 대전 선수들은 무승행진을 깨보겠다는 의지에 성남 공격수들에게 과감한 태클을 가했다. 이 때문에 두두, 박진섭 등이 그라운드에 여러 번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전반 30분이 넘어가면서 경기 주도권은 성남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성남은 유기적인 패스와 측면 공략으로 대전을 흔들었고 전반 46분 두두가 골 지역 오른쪽으로 드리블한 뒤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가볍게 왼발로 선제골을 얻어냈다.
두두의 골로 전반전이 종료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전반전 내내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갖고 있던 대전의 김호 감독이 그라운드 밖으로 나오던 심판진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김호 감독이 심판진 중 한 사람의 몸에 손을 대면서 이를 위협 행위로 간주한 심판진이 김 감독을 퇴장시킨 것.
김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퇴장 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약 5분간 벤치에 앉아 있다 본부석 2층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를 관전했다.
감독이 부재한 가운데 대전은 공격적인 선수들을 교체 투입해 골을 노렸다. 이에 맞서 성남은 기동력이 좋은 최성국과 제공권이 강점인 김동현을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44분 성남은 추가골을 얻었다. 최성국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대전의 이여성이 발을 걸어 넘어트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를 김동현이 차 넣어 결국 2-0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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