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 '2046' '화양연화' '색, 계' 등 멜로 영화에서 더 빛을 발했던 양조위. 10년 동안 사귄, 배우 유가령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그가 사랑에 대한 독특한 정의를 내렸다.
사랑은 김치같은 것이라고, 처음에는 자극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치의 맛에 익숙해지듯 그렇게 편안해지는 감정이라고 오랜 연인을 둔 사람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근 결혼 오보설로 곤혹을 치룬 탓인지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결혼식에 대한 질문에는 설렘이 묻어나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오는 7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적벽대전'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사랑에 대해, 영화에 대해, 자신이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다음은 양조위와의 일문일답.
-'색, 계' 촬영을 끝낸 지 얼마 안돼서 또 '적벽대전'이라는 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오우삼 감독 때문이다. 오우삼 감독과 작업한 지 너무 오래됐는데, 오랜 만에 전화를 주셔서 같이 하자고 하더라. 오우삼 감독이 만드는 삼국지는 어떨까 궁금했다."
-'색, 계'가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어떤 매력이 관객들을 끌어당겼다고 생각하나?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색, 계'라는 영화가 비주류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흥행이 잘됐다. 아마도 이안 감독과 양조위의 결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 작품 내용도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색, 계'가 다소 수준이 높은 작품인데, 그 작품이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져서 기쁘다."
-얼마전 결혼 오보설로 곤혹을 치룬 것으로 알고 있다. 홍콩의 오보성 기사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이젠 너무 익숙해져 있고 크게 대처를 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기사만을 다루는 매체는 홍콩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 있는 것 같다. 지금 확실히 밝히지만 결혼을 하지는 않았고, 곧 할 예정이다. 장소와 날짜는 미정이며, 친지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할 것이다."
-10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사랑을 김치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론이다. 사랑은 김치와 같다. 사랑이라는 것이 시작할 때는 짜릿하고 자극적이다. 마치 김치를 처음 먹었을 때처럼. 하지만 먹다보면 김치의 맛에 길들여지듯 시간이 지나면 사랑도 편안해지는 감정인 것 같다."

-요즘 중국 영화들이 스케일이 커져서 촬영에 들어가면 몇 달씩 집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힘든 것은 없나?
"이젠 그런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 잘 받아들인다. 그런데 때때로 집이 그리울 때가 있다. 특히 왕가위 감독과 작업할 때가 그렇다. 다른 작품들은 크랭크업 날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데 비해 알다시피 왕가위 감독 영화는 언제 촬영이 종료될지 예상할 수 없다(웃음). 그래서 가족과 여자친구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나는 일에 들어가면 일만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을 돌봐줄 수가 없다. 배우는 극단적인 몰입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 것 같다. 역할에 몰입을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하기가 힘들고, 또 촬영 후에도 양조위로 돌아오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가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나?
"요즘은 연달아 작품을 하는 바람에 개인 시간이 별로 없었다. 시간이 되면 운동을 하고 싶고, 장기간 휴가가 주어진다면 대자연으로 떠나고 싶다. 나는 도시가 싫다. 도시 안에서 있으면 건물들과 사람들 때문에 압박감을 느낀다. 그 느낌이 싫어 도시를 떠나고 싶다."
-금성무와는 '중경삼림' '상성'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출연한다. 실제 관계도 꽤 가까울 것 같다.
"'중경삼림'때는 함께 출연하는 신이 없어 만난 적이 없었고, '상성'때 많이 친해졌다. 서로 바빠 자주 만날 수 없지만 만나면 너무 반갑고 연기호흡도 너무 좋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라 매번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좀 가볍고 편한 영화로 만나자 했다. 개인적으로 금성무의 코믹연기를 좋아한다."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앞으로 계획은?
"왕가위 감독과 이소룡 사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해나갈 생각이다. 늙은 뒤에도 연기를 하고 싶은데, 영화를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사실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진정으로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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