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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된 '스펀지' 마술코너 뭘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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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펀지2.0'(이하 스펀지) 제작진은 9일 마술산업진흥학회로부터 마술 코너에 대한 공식 항의 서한을 받고 마술코너를 전격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스펀지의 마술코너 논란은 지난달 30일 한 마술사가 KBS 별관 앞에서 마술 비법 공개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마술계의 반발이 본격화된 지 11일 만인 9일 해당 코너는 폐지하기로 결정됐다. 스펀지의 마술코너는 지난 1월부터 오는 14일 방송예정인 녹화분까지 포함해 21주 동안이나 고정적으로 방송됐다.

스펀지 마술코너의 논란 과정과 마술계에 미친 영향을 정리했다.

◆마술비법 공개 논란, 한 마술사의 1인 시위로 촉발

스펀지의 마술코너 논란은 김주엽 마술사가 지난달 30일 KBS 별관 앞에서 삐에로 복장을 한 채 1인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그는 "마술비법 공개 방송에 대한 문제가 국내 뿐 아니라 외국 마술사들 사이에서도 지적되고 있다"며 "생계를 위협하는 마술비법 공개를 즉각 중단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의 문제제기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마술계는 하나로 뭉치게 됐다.

일부 마술사들은 긴급회동을 갖고 대책 논의를 하는 한편 마술산업진흥학회는 지난 2일 KBS에 공식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스타마술사 이은결도 지난달 31일과 지난 3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마술비법 공개의 부당성을 성토했다.

급기야 마술계는 지난 3일 KBS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기구로 마술권익보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한 스펀지의 마술코너 폐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국마술협회도 나서서 협회 20개 지부에 KBS의 방송출연을 거부하라는 공문을 지난 4일 보냈다.

마술계와 방송사 사이의 전면전 양상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술계 '스펀지' 전방위 압박

지난 8일까지도 스펀지 제작진으로 전달된 공식 항의나 항의서한은 없었다. 스펀지 제작진은 "마술 저작권에 문제되지 않을 뿐더러 공식적인 항의가 있어야 코너 폐지를 결정할 것 아니냐"며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스펀지 제작진은 9일 코너 폐지 이유로 "마술계에 이와 같은 피해가 있었는지 몰랐다. 폐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스펀지 제작진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공식 라인을 통해 마술계와 협의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술권익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제작진에서 타협안으로 마술코너에 여러 마술사들을 출연시키겠다는 안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마술권익보호위원회는 비공식 타협안을 거부하는 한편 KBS 압박을 위해 각 국가 마술기구에 공문을 보내 사정을 설명하고 국제소송을 하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와는 별개로 스펀지 시청자 게시판과 최현우 마술사 미니홈피에 마술비법 공개를 비난하는 글을 개인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이와 함께 연일 계속되는 마술계의 언론플레이는 인터넷에서 스펀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케 했다.

스펀지 제작진은 이 같은 압박이 계속되자 지난주 이미 코너 폐쇄를 잠정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방송 입장에서 이 같은 공개적인 비난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폐지' 스펀지 마술코너가 남긴 명암은?

스펀지 마술코너가 5개월이상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마술을 알리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과 오히려 마술에 대한 신비감을 없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금도 대립하고 있다.

SBS '호기심천국'에서 10여 년전 마술비법 코너를 진행하다 그만둔 사례가 있지만, 마술코너를 고정적으로 5개월 이상 지속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방송에서의 마술쇼는 명절 때 특집프로그램이나 가끔 스타 마술사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 지는 게 전부였다.이런 측면에서 스펀지가 마술을 일반 대중화 시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이 과정에서 보여진 마술비법 공개는 오히려 마술계에 있어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마술의 신비감을 깼을 뿐만 아니라, 마술 저작권도 침해했다는 게 마술계 입장이다.

이 외에 이번 마술코너 논란을 겪으면서 언론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마술코너를 진행 했던 최현우 마술사에 대한 신상정보가 아무런 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된 것이다.

한국마술협회가 최현우 마술사의 회원 박탈과 소속사 퇴출, 학교 자퇴 과정을 이번 일과 연관 지어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언론은 확인과정 없이 그대로 받아썼다.

한국마술협회는 최 마술사가 협회원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최 마술사는 회원 등록비도 내지 않은 비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협회는 최 마술사의 소속사가 협회 회원사였기 때문에 자동 회원이 된 것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또 학교 문제는 이번 논란이 있기 전인 지난 3월 자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 지도교수가 최 마술사에게 방송 출연 자제를 요청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퇴 사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이 밖에 소속사 퇴출도 이번 논란의 주요인이 아니라 개인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술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마술코너 폐지가 마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마술 산업의 진흥이나 이후 있을 마술 프로그램 시청률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무차별적인 언론플레이로 젊은 마술사 개인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이뉴스24 /이승호기자 jayoo20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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