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치솟는 배우들의 출연료에 드라마 제작사들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대표들은 3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에서 열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배우들의 높아진 출연료로 인해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 김종학 프로덕션의 경우 '태왕사신기' '하얀거탑' 등 총 5편을 제작했지만 무려 94억원의 적자를 냈다. 스태프들의 월급도 제 때 못 줄 정도로 드라마 제작사의 환경은 열악하지만 배우들의 몸값은 계속해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학 프로덕션의 김종학 대표는 "방송국도 한류배우나 한류 콘셉트가 있어야만 지원을 해준다. 드라마 제작사끼리도 경쟁이 붙어서 배우 몸값이 하늘까지 치솟고 있다. 어느 배우는 회당 7천만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종학 대표는 또 "지금 준비하고 있는 '베토벤 바이러스'는 제작비가 1억 3천만원이다. 출연 배우 4명의 출연료가 9천만원이나 된다. 어느 한 신생 제작사의 대표는 돈에 눌려 죽은 경우도 있다"며 드라마 제작 여건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초록뱀미디어의 김기범 대표 역시 "최근에 제작하고 있는 '에덴의 동쪽'은 제작비 3억5천만원 가운데 배우들의 출연료가 2억5천만원이다. 해외 판권을 미리 받아서 그 돈을 제작비에 넣는다. 한 회 제작할 때마다 빚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드라마 제작비에 있어 배우들의 출연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해외 판권 확보를 위해 이름이 알려져 있는 한류 배우들을 기용하기 때문이다.
한류 배우가 출연하지 않으면 방송사 편성도 어려울 뿐더러 해외 판매도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몸값 높은 배우들을 출연시킨다.
실제로 현재 제작하고 있는 거의 모든 대작 드라마에는 한류 스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러나 한류를 위한 배우 고용이 오히려 역으로 한류 열풍을 멈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나친 배우들의 몸값으로 인해 엉뚱한 곳에서 드라마 예산을 줄임으로써 드라마의 퀄리티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한류를 위해 스타들을 기용할 것인가. 아니면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여 한류 열풍을 이어나갈 것인가. 이 두 가지 딜레마 앞에 드라마 제작사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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